“17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17) – 다시 서는 ‘영암사지’(靈岩寺址)
신령스러운 모산재를 배산(背山)으로 국가지정문화재 4점이 있는···
합천군은 국가지정문화재만 하더라도 34점이 있고, 그 중에는 국보3, 보물23, 사적 및 명승1, 사적3, 천연기념물2, 중요민속자료2 등이 있는 자랑스러운 고장이다. 그 중 9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지정문화재가 해인사와 그 일원에 소재하는데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1659번지 일원의 영암사지(靈岩寺址)에는 보물이 3점, 사적이 1점 있다. 합천 영암사지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특히 철쭉과 억새가 만발하는 봄과 가을에는 황매산 군립공원을 왔다가 필수 코스처럼 이곳을 찾는데 이곳 폐사지(廢寺址)를 전국적으로 유명세 타게 했던 분이 유홍준 교수이고 그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이다. 그의 책은 1993년에 출간되어 300만부 넘게 팔리는 스테디 셀러가 되면서 대중들에게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재인식하게 하였다, 그리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총18권 중 제6권에는 바로 ‘합천 영암사지’가 답사 유물들 중 책의 맨 앞에 소개되어지면서 일반인들이 더욱 주목하였다.
필자도 20년 전쯤 제6권을 읽고서 당시 합천군에서 태어나 사는 30대 장년으로서 그동안 영암사지를 알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 이곳 폐사지에 선 적이 있다. 그때의 감회란 농도 깊은 푸른 하늘 아래 뒤로는 신령스러운 모산재를 배산(背山)으로 검푸른 소나무들이 가까이 다가서면서 폐사지에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새들이 울어도 우주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날이 저무는 데도 나를 조여 오는 무명(無名)의 고혹(蠱惑)에 나는 전율을 느꼈다. 그 후로 문득문득 생각날 때면 수시로 찾아와 소요하며 감흥을 즐겼으나 지금처럼 작심하고 오지는 못하였다.
합천 영암사지는 국가지정 사적 제131호이다. 그 면적은 3,812㎡(약1153평)로 제법 큰 절이지만 절의 창건연대는 알 수 없고 통일신라시대 절터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고려 현종 5년(1014)에 적연선사(寂然禪師)가 이곳에서 83세로 입적하였다는 기록과 강원도 양양에 있는 사림사 홍각선사비(士林寺 弘覺禪師碑)에 ‘해인사’와 ‘영암사’(靈巖寺)가 기록되어 있어 최소한 통일신라 이전에 세워졌던 절임에는 틀림없다한다. 1984년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일부를 발굴·조사하여 금당(법당)·서금당·회곽 기타 건물지를 확인하였으며, 특히 금당은 3차례 개축이 있었던 흔적이 밝혀졌다. 이 절터에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쌍사자석등 보물 제355호, 삼층석탑 보물 제480호, 통일신라말기 형식의 귀부(龜趺) 보물 제489호 등 우수한 석물들이 현존한다. 영암사 쌍사자석등은 1933년 일본인들이 불법반출 하는 것을 주민들이 막아 보관하다 1959년 절터에 암자를 세우며 재건하였다. 건물의 초석과 당시의 가구식 기단이 남아 있고, 기단 면석에 조각된 사자상, 소맷돌에 조각된 신중상(神衆像), 그리고 석축 위에 놓인 아취식 계단난간 등의 조각은 통도사 가구식 계단과는 비교가 안되는 뛰어난 수작이다. 특히 기단 면석에 새겨진 사자상의 경우 매우 회화적이며 인간적인 표현이 인상적이다.
이곳의 발굴과정에서 통일신라말에서부터 고려시대에 걸친 각종 기와편 등이 다량 출토되었고, 특히 높이 11cm의 금동여래입상 1점은 8세기경 제작된 국보급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국주 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