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붙이는 단견(短見) – 이호석 수필가
4개월 후인 내년 3월 9일은 제20대 대통령 뽑는 선거일이다. 새 대통령은 앞으로 5년 임기 동안 국정의 최고 수반으로 나라의 부흥과 쇠퇴, 전 국민의 평안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막중한 자리이다. 그러므로 이념이나 정파, 지연, 혈연, 학연 등을 떠나 그야말로 나라를 재건하는 심정으로 훌륭한 분을 뽑아야 한다.
우리는 해방 이후 70여 년 동안 19대(13명)의 대통령을 선출하였고 또 그들의 통치 아래서 살아왔다. 이제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할 사람인지 그 정도의 판단 능력은 충분히 갖췄다고 본다. 역대 대통령마다 나라를 운영하는 능력과 공과를 잘 보았다. 자유당 독재정권도 보았고, 군사 혁명으로 만들어진 정권도 보았으며, 평생을 뚜렷한 직업도 없이 정치판에서 지내면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분들의 국가 운영 능력도 보았다. 이렇게 오랜 세월을 체험하고서도 이번 선거에서 훌륭한 대통령을 제대로 뽑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 무지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나는 해방 2년 후 출생하여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역대 대통령의 모습들을 모두 보았고 어느 대통령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였고 국민을 편안히 잘 살게 하였는지도 어림 할 수 있는 나이다. 그간의 경험으로 본다면 훌륭한 대통령은 옛말처럼 변호사같이 말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달콤한 공약을 남발하는 거짓말 꾼도 아니었고, 혼자 만능으로 착각하는 독선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그럼, 어떤 분이 훌륭한 대통령이었고, 어떤 분이 그렇지 못한 대통령이었을까. 나의 소견으로는 훌륭한 대통령은 보통 사람의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 국가관이 뚜렷하고, 오직 국가발전과 국민의 안위만을 위해 노심초사한 분들이었고, 그렇지 못한 대통령은 별난 상식을 가지고 국가발전과 국민화합, 국민의 삶은 뒷전이고 패거리 정치를 하면서 온갖 이유로 정적을 핍박하고 국민을 분열케 하면서 국력을 소모한 분들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부끄럽지만, 70여 년의 세월을 살면서도 대통령의 권한이 얼마나 큰가를 잘 몰랐던 것 같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분이 나름대로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해 공헌한 훌륭한 분들이라 예사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현 정국을 보면서 대통령이 국가를 흥하게 하기도 하지만, 쉽게 망하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름이 끼치도록 무서운 자리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러면 우리 같은 장삼이사들이 소망하는 대통령은 어떤 사람일까. 먼저 보편적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 국민의 기본 의무를 이행한 사람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로서 국가관이 뚜렷하고 올바른 판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훌륭한 인재를 찾아 등용할 줄 아는 현안이 있는 사람이면 최고의 대통령이 아닐까 싶다. 대통령도 만능이 아니다. 국가 모든 정책을 대통령이 수립하고 시행할 수는 없다. 각부 장관 등 각개 각처의 전문 참모들이 주도하고 대통령은 주요 정책에 관해서만 판단하고 결정하여 이를 시행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사심 없이 각 분야에 전문 인재를 고루 등용하여 그들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아닐까 싶다.
이제 정치판에서 국민과 정치에 대한 개념도 없이 온갖 특권을 누리며 현란한 말장난이나 하고, 장밋빛 공약이나 남발하여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기꾼 같은 정치인은 퇴출당해야 한다. 이들이 나라를 망치는 주범들이다. 어느 정권이나 편향된 시각으로 국가를 운영하여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아야 한다. 국가 재정을 펑펑 무리하게 쓰면서 나라를 빚덩이로 만들어 후대에 큰 부담을 안겨 주어서도 안 된다. 또 나라 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과 기업을 위축 시켜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해서도 안 된다. 옳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국가 예산으로 만든 임시 일자리에 많은 국민이 안주하게 하는 것은 국가 부채만 늘이고 국민정신을 나태하게 하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정치인들이 군사 독재 시절이라며 가장 싫어하는 대통령과 오랜 세월 정치를 하면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분들의 시절을 지금의 장·노년층은 거의 보고 들으며 살아왔다. 모든 사람이 장단점이 있듯이 역대 대통령도 반드시 공과가 있다. 어느 대통령 때 우리나라가 가장 크게 부흥하였고 국민이 편안한 마음으로 잘 살았는지를 우리 모두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일부 정치권에서는 제3·5공화국을 군인 출신이 대통령이었다고 하여 그 역사를 모두 부정하고 역사 기록 자체를 없애려 하고 있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지난 일을 미화하거나 지우는 것은 바로 역사를 왜곡하는 범죄 행위이다. 아무리 미워도 지나간 25여 년의 국가 역사를 싹둑 잘라 묻어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역사는 항상 사실 그대로 기록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간의 역사와 공과도 반드시 사실대로 기록하여 후세들이 바른 평가를 하고 교훈으로 삼게 해야 한다. 흔히 역사를 ‘승리자의 기록’이라는 무지한 말도 있지만, 그것은 진짜 독재자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사고를 버리지 않고는 온전한 나라도 아니요, 선진국이 될 수도 없다.
국가의 가장 큰 일인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70여 년의 역사에서 얻은 교훈으로 이번에는 정말 훌륭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이념에 치우쳐 있거나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정권욕과 자기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는 정치꾼이나 헛공약을 남발하는 사기꾼 같은 사람에게 나라를 절대 맡겨서는 안 된다. 이번 대선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대선이다. 국가관이 뚜렷하고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로 편견 없이 훌륭한 인재들을 고루 등용하여 진실로 국가발전을 꾀하고 국민을 편안히 살게 해줄 그런 사람을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