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
군민, 향우 슬픔 속 애도하는 분위기
일해공원에 합천 분향소 설치돼
“고향에 묘소 써야” 주장 나와



합천이 낳은 최고의 인물, 전두환(全斗煥) 前대통령이 별세했다. 향년90세.
전 전대통령은 11월23일 오전 8시45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경찰과 소방에 신고했으나 9시12분경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었다고 한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다.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5일간 치러진다. 상주는 부인 이순자(82) 여사와 아들 전재국(62), 전재용(57), 전재만(50), 딸 전효선(59) 등이다. 발인은 27일이며 장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합천 군민과 향우들은 별세 소식에 대체로 애도하며 추모하는 분위기이다. 24일 오후 합천읍 일해공원에 분향소가 설치되어 추모객을 받고 있다. 관내 주요 단체에서 참배드릴 계획에 있다. 이외에도 아직 장지가 결정되지 않았는데, ‘합천 고향 선산으로 모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두환 前대통령은 완산(完山) 전(全)씨이며 아호는 일해(日海)이다. 1931년1월18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구로 이사를 가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육사 정규4년제의 첫 졸업생으로 촉망받는 청년장교로 두각을 나타냈고, 동기생 중 가장 먼저 1973년 장군이 되었다. 국군보안사령관으로 재직하던 1979년10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이 발생,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게 되었고, 그 수사 과정에서 12.12사태가 빚어졌다.이후 정치 사회적 혼란과 경제난 등 국가의 총체적 위기를 잘 수습하는 데 지도적 역량을 발휘하여 국민적 신뢰 속에서 제11대 대통령으로 추대됐다. 이어 새로운 헌법에 따라 제12대 대통령에 선출되어 1981년3월 취임했다.
전 대통령은 재임 7년간 획기적인 물가안정과 사상 최고의 국제수지 흑자 전환으로 경제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서울올림픽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전바위 외교기반을 확충하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였다. 전두환 대통령은 취임때의 단임 실천 약속을 지켜 1988년 2월 퇴임하며 40년 헌정사에 임기를 마치고 스스로 물러난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 퇴임 직후부터 후계 정권들의 정치적 핍박을 받아 모두 4년 넘게 유폐생활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합천 고향에는 합천댐을 건설해 조상대대로 수해에 시달려왔던 합천의 군민들 고통을 해소시켜주는 등 합천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참조:합천이낳은인물, 이호석편저]
한편, 전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언론에서 연일 떠들썩하게 보도가 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표현과 평가들이 많다. 예를 들면 ‘전두환’ 이름 뒤에 호칭도 많은 언론사들이 각각 달랐다. 대통령을 지낸 과거를 부정하듯 ‘씨’라고 부른 언론사는 KBS, MBC·SBS·JTBC 등이다. 그외 TV조선·채널A·MBN 등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 했다.
또 이와 함께 빈소 조문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당일 청와대는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차원의 조화나 조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굳이, 추모 메시지가 아니라 ‘사망관련 대변인 브리핑’이라고 짚어 말했다. 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발표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표현이 쓰인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기 위해 그 직책이 어쩔 수 없이 사용된 것이지,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 차원에서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한다면서 “5·18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았고 진정성 없는 사과도 없었다는 것이 브리핑에 담겨 있는데 이 부분에 주목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3일 오후 5시경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빈소에는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과 이영일 전 국회의원,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비롯해 ‘하나회’ 소속 고명승 예비역 육군 대장, 백담사 주지였던 도후 스님 등이 찾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주요 인사들이 조문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혀놓은 상태에 현역 정치인 가운데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초기 ‘전직대통령이니 조문을 가야 하지 않겠나’하는 입장이었으나 결국 조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도 조문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도 조문을 가려하다 지지자들의 반대의견으로 인해 조문하지 않기로 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빈소를 조문하고 “인간 모두는 명암이 있다. 전두환의 경우에는 특히 과오가 많은데, 과오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많은 교훈을 받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종각 등에서 전대통령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으나 철거당했다고 한다.
/박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