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조작?… 잃어버린 두 시간
2020년 6월경 TV뉴스를 통해 방송된 일명 보건소장 남편 ‘욕설’ 논란(이하 이 사건)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결과가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국과수는 욕설이 녹음된 파일의 최종 저장시간 정보가 세계협정시 기준 [2020-05-14, 02:33:02]로 확인되고, 이를 한국표준시로 환산하면 [2020-05-14, 11:33:02]로 확인된다고 했다. 또 음성 파일 최초 저장된 시점과 음성 파일이 편집될 경우, 편집된 파일의 최종 저장된 시점이 서로 동일하다고 했다.
이 사건은 2020년 5월 14일 09시 30분경 발생했고, 국과수의 11시 33분 02초와는 두 시간 가량 차이가 있다. 욕설의 당사자인 전 씨는 자신의 욕설이 언론매체를 통해 방송된 이후 줄곧 누군가가 보건소장실을 도청하고 있었고, 불법적으로 녹취한 자료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전 씨의 욕설을 녹음한 공무원 A씨는 경찰진술과 법정에서 ‘2020년 5월 14일 09시 30분경’ 보건소장실에서 전 씨를 만나 3분쯤 지나 전 씨가 욕설하고 10분정도 머물다 보건소장실을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당시 보건소장실로 들어가기 전 미리 “핸드폰 녹음 어플을 켜서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들어가서 녹음을 했다”고 증언했다.
전 씨의 욕설 상대방인 공무원 B씨 또한 법정 증언에서 보건소장실 출입문 밖에서 전 씨가 자신에게 하는 욕설을 엿들었다고 했고, 그 시각이 ‘2020년 5월 14일 아침 9시 30분경’이었다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전 씨와 보건소장실에서 함께 있었던 계장 C씨는 법정 증언에서 전 씨의 욕설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전 씨는 자신이 욕설할 당시 공무원 A씨는 보건소장실에 없었고, 욕설의 상대방인 공무원 B씨 또한 보건소장실을 엿듣기 위해 출입문 밖에 서있었다면 비록 코팅된 유리문이지만 유리문을 통해 누군가 엿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설령 엿듣고 있었다 하더러도 들을 수 없는 소리로 말했다고 했다.
전 씨는 “수사 당시 경찰이 보건소 CCTV를 먼저 확보해 정확한 사건 시간대를 확인하고, 녹음된 파일을 국과수에 즉시 보내 감정했더라면 이 사건의 진실여부는 쉽게 판명될 수 있었다”며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과수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 사건의 욕설을 녹음한 공무원 A씨는 “(두 시간 차이에 대해)거건 잘 모르겠는데. 제가 녹음한 것은 그대로 드린 것이다. 국과수에서 그렇게 결과가 나왔으면 그렇겠죠. 제가 9시에 들어간 지 10시에 들어간 지 지금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어차피 재판 계속할 거고 경찰조사에서 거짓 진술한 거 없고 파일에서도 녹취가 제대로 안됐거나 조작된 흔적은 없다고 나온 거잖아요…어차피 그 파일은 제가 핸드폰을 바꿨기 때문에 중간에 옮겨 담았다. 원래 휴대폰은 폐기되고 없다”고 했다.
당시 이 사건 발생 시점인 ‘2020년 5월 14일 09시 30분경’에 대해 전 씨는 물론 공무원 A씨, B씨, C씨 등 어느 누구도 경찰진술이나 법정증언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만약 이 사건 당사자들 모두가 이 사건의 시간대를 11시 33분 02초인 것을 09시 30분경으로 착각했다면 11시 33분 02초 시간대 전후로는 이 사건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보건소장이 보건소장실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전산망을 통해 결재를 하고 있어야 하고(로그인 후 결재한 시간 기록 존재), 욕설의 당사자인 전 씨는 해당 시간대에는 보건소 밖에 있어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
현재 경찰은 이 사건을 재수자 중이다./박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