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 ··· 딜레마에 빠지다.
합천·의령·함안 선거구 해체론 소문만 무성
예비후보자들 갈피 못 잡고 분통 터뜨려
제20대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합천·의령·함안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이 갈피를 못 잡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더군다나 합천·의령·함안 선거구 해체론이 활개를 치며 소문만 무성한 우리지역구 예비후보자들의 고충은 더할 나위가 없다.
김충근 예비후보는 “운동장도 안 만들어졌고, 골대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골 연습을 하라니 환장할 일이다”며, “거창과 함양의 후보자들도 함안에 와서 기웃거리고 있다. 이게 무슨 형국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내가 지금 밀양과 창녕에 가서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는 일이지 않은가. 의령은 진주에, 함안은 마산에, 밀양은 양산에 붙인다는 설도 나오는 마당이다”고 한탄했다.
이현출 예비후보는 “합천에 전략적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합천이 어디로 붙을 지 전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나의 연고지인 합천에 강하게 교두보를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며, “지역이 확정되어야 거기에 맞는 정책을 개발할 수 있고, 홍보 컨셉을 개발할 텐데,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뛰라고 하니 그 자체가 뜬구름 잡는 식이다. 골대 없이 골을 넣으라니 이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호영 예비후보는 “많이 괴롭다. 우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합천·의령·함안이 그대로 간다는 전제하에서 뛸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은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사실 현재로서는 선거구가 어떻게 분할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뛰어야 되는 입장이라 즐겁다기 보다 괴로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하며 하루빨리 선거구가 획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진래 예비후보는 “중앙 정계에 있는 새누리당과 국회 관계자들에게 우리 지역 선거구 분리안에 대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만일 좌절됐을 경우 총선 보이콧이라든가, 납세거부운동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국회 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 각도에서,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중이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주영길 예비후보는 “홍보물과 함께 선거공약이 발표되어야 하는 시기를 지나 그저 행사장에서 명함만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죽을 맛이다”며, “유권자 입장에서 아직 선거구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왜 우리 지역에 와서 선거운동을 하느냐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일 때 참으로 암담하다”고 한숨을 내쉬며 “당장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직접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였다.
왜 합천·의령·함안 선거구가 핫이슈인가?
유지와 해체의 갈림길에 선 선거구 획정
왜 하필이면 합천·의령·함안 선거구가 핫이슈로 떠오르는지 그 맥락과 전망을 짚어보자.
제20대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 관련,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선거구 간 인구편차를 3대1로 한 현행 공직선거법을 헌법불합치 결정하고 2대1로 조정하라는 입법기준을 제시했다. 결정 당시 우리나라 총인구는 5천128만4774명으로, 이를 246개 선거구로 나누면 평균인구는 20만8천475명이다. 여기에 인구 편차 2대1을 적용하면 인구 하한선은 13만8천984명, 상한선은 27만7966명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구 30만을 넘어선 경남 양산시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2곳으로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경남의 기존 16개 의석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한 곳이 늘어나면 다른 한 곳에서 빼와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여기에 양산시 분구를 대체할 방안으로 인구 100만을 초과한 창원시 국회의원 5석을 4석으로 줄이자는 의견이 제안되었지만,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하며 창원시통합특례를 주장하는 창원시에 이제 와서 의석수를 줄이기가 녹록치 않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먹잇감으로 떠오르는 지역이 현역 국회의원의 구속으로 공백상태인 합천·의령·함안 선거구를 인근 지역에 분리·편입시켜 공중분해하려는 방안이 모색되는 것이다.
여야간 선거구 획정관련 협상과정에서 잠시나마 246석이 253석으로 지역구 의석을 조정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서 미정이다. 현재로서는 253석의 타진 가능성이 크지만 경남에는 246석이든 253석이든 전혀 무관하다. 경남은 기존의 16석이 유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단지 전국 246석으로 고수가 된다면 거창·함양·산청 지역구는 인구 하한선에 미달되어 선거구 유지가 곤란해질 수는 있는 상황이다. 이때 합천·의령·함안 선거구가 쪼개질 명분이 주어질 수도 있다.
합천·의령·함안 선거구가 공중분해 된다면 어떤 식으로 해체될까. 여러 가지 방법들이 예측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유력한 설은 합천이 거창·함양·산청에, 의령·함안은 밀양 또는 밀양·창녕에 편입되는 방안이다. 반대로 합천·의령·함안 선거구에 거창을 편입시키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 어느 설도 현재로서는 불확실하고 앞이 깜깜하다. 머리가 꼬리가 될 수 있고, 꼬리가 머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이것은 예상자의 확률의 문제가 아닌 획정위의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그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유지와 해체의 갈림길에 선 합천·의령·함안 선거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