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전 정기순 서예가 ‘초대작가’ 등극
“공부가 하고 싶어 서예를…”
합천미술협회 소속의 소전 정기순(72세) 씨가 제4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선하면서 초대작가로 등극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은 ‘국전’으로 호칭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인 등용문으로 서예에 입문한 모든 서예인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술대전이다.
지난 30일 양산전국미술대전에서 서예부문 심사위원으로 초청받고 행사에 참석한 후 합천으로 돌아온 서예가 정기순 작가를 만나 그녀의 서예 인생에 대해 물어보았다.
▲ 선생님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초대작가’라고 하는데 ‘초대작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서예가입니다. 저와 같은 경우에는 초대작가가 되면 전국적인 미술대전에서 서예부문과 관련해 심사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또 미술전이나 화단에서 많은 작가들 중 첫 번째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 저에게는 대단히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됩니다.
▲ 그러면 ‘초대작가’가 되기 위해 그 동안 많은 노력들이 있었을 거라 생각되는데…?
-서예를 한 지는 1994년도 일이니까 근 29년이 됩니다. 그리고 9년 전부터는 작품을 출품하면서 초대작가가 되기 위해 준비했어요. 예를 들어 경남에서 제일 큰 미술대전인 ‘경남미술대전’에서 서예부문에 입선하게 되면 1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줍니다. 특선은 2점이고요.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행사인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는 특선을 하면 3점, 입선을 하면 1점을 주는데 이처럼 공신력 있는 미술대전에서 서예와 관련한 수상 경력들을 통해 총10점을 받아야 초대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년가량은 서예를 하는데 기량을 닦는 기간이었다면 나머지 9년은 자신의 작품을 출품해 공개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간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 선생님께서 서예를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3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제가 소학교 시절 때 부친이 하시는 사업이 부도가 났습니다. 4남매 동생들을 위해 중학교엘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공부는 하고 싶어 대신 야학교를 다녔습니다. 다행히 4남매 동생들은 모두 대학엘 가고 졸업해 남동생 셋 중 하나는 구미시에서 도의원을 하고, 또 하나는 공무원이며 나머지 두 동생들도 자기 사업들을 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미련만은 항상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어요. 특히 한문으로 된 옛 서적들을 보면 이 책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러던 중 제가 44세가 되던 1994년에 우연히 직암 서실(이수희 원장)을 들렸다가 먹향과 붓획에서 느껴지는 선들의 힘을 접하면서 그때부터 이수희 선생님 지도 아래 붓을 잡게 되었습니다. 글을 알게 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이수희 선생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먼저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서예를 가르치실 때는 참으로 과묵하고 엄격하지만 자상하신 분입니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서예하시는 모습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선생님의 살아가시는 그 모습 자체가 제게는 큰 가르침이 되고 있습니다.
▲ 서예를 하는데 있어 가족들의 반응은?
-자녀 셋은 모두 출가해 무탈하게 잘 사고 있어 그 자체가 제겐 큰 힘이 됩니다. 특히 미국에 있는 둘째 아들은 의과대학 주임교수로 있고, 손녀는 미국에서도 영재로 통한다고 하니 이 또한 저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남편은 ‘미광’사진관을 하면서도 불평 하나 없이 제가 하는 서예공부를 적극 지지하고 도움마저 아끼지 않아 미안하고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서예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때로는 두석 달간의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도 듭니다만 그 동안 매일같이 서실에 들려 몇 시간씩 글을 썼듯 앞으로도 서예를 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많은 응원 바랍니다.
소전 정기순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 겸 심사위원, 양산전국미술대전 심사위원, 개천미술대전 초대작가, 울산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 팔만대장경전국예술대전 초대작가 및 특별상, 합천예술인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경남도미협이사 및 합천 연묵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박인욱 기자
여거사(廬居士)에게
나라의 부름에 응할 것을 힘써 권하며
시위 떠난 화살이
물릴 기세 없듯이,
그대, 처음 먹은 마음을
저버리지 않으려 함 크구나.
지나왔던 길
다시 밟아,
임금님을 도와서
불굘르 비호함이 어떨까?
*서예가 정기순 작가의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선한 작품의 글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