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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운잡기|청와대 탐방 단상 – 서울의 새 관광지로 등장 – / 권해조 논설위원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청와대 개방일 것이다. 최근 청와대 관람 신청을 해도 복권당첨 이상으로 어렵고,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청와대와 경복궁, 인사동을 잇는 관광이 국내외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 등장했다고 한다.
필자에게도 며칠 전 고대했던 청와대 탐방 기회가 왔다. 큰딸이 청와대 관람을 신청한 것이 다행히 당첨되어 지난 6월 7일 아침시간(07-09시)에 가족들과 함께 관람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는 청와대를 몇 차례 방문한 일은 있지만 가족들과 방문은 처음이었다. 첫 방문은 1967년 10월 육사 생도시절에 3사 체육대회를 마치고 박정희 대통령 초청으로 방문하여 정원에서 사진도 찍고 하였다. 그 후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정부 때에도 청와대에 근무하는 친지와 동기생을 만나러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는 대부분 직원들의 사무실인 위민관(爲民館)이나 개인 사무실에서 만났으나 이번에는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본관을 비롯한 여러 곳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아침 일찍 6시에 집을 출발하여 경복궁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청와대 정문까지 걸어갔다. 하늘은 유난히도 청명하고 시원한 초여름 날씨라서 관람하기는 아주 좋았다. 정문에는 이미 많은 관람인파가 줄지어 서 있었다. 입구에서 청와대 관람 안내도가 있는 <청와대, 국민의 품으로>란 문화재청이 제작한 팜플렛을 나눠 주었다.
우리 일행은 안내도를 따라 먼저 대정원과 본관을 관람하였다. 본관은 청와대의 중심 건물로 대통령의 집무와 외빈 접견 등을 하던 곳이다. 대통령 집무실, 국무회의를 진행하던 세종실, 무궁화실 등 다양한 공간과 회의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 때인 1991년 전통 궁궐 건축양식으로 신축하였다고 한다. 본관 앞의 넓은 잔디밭으로 된 대정원은 외국 대통령이 올 때 국군의장대와 군악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공식 환영식이 벌어지던 곳이다. 정원 입구와 본관에서 기념사진 몇 장을 찍고 오른편 입구에 있는 영빈관을 찾았다. 영빈관은 외국 대통령이 한국에 올 때 경축공연과 국빈만찬 등의 공식행사와 대규모 회의를 하던 공간이다. 영빈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본관 좌측 수궁터를 보고 관저를 찾았다.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 가족의 거주 공간으로 본채와 접견행사를 하는 별채가 있으며, 우리나라 전통 양식의 뜰과 사랑채(淸安堂)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저를 보면서 평소 생각했던 화려한 태국왕궁이나 아방궁(阿房宮)이 아닌 옛날 책에 나오는 구중궁궐(九重宮闕)을 연상했다. 너무나 적막하고 무서워 보였다. 관저입구 인수문(仁壽門)에서 사진을 찍고 근처 침류각(枕流閣)을 관람했다. 침류각은 1900년대 초의 전통가옥으로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03호로 지정되어 있었다. 이어 그 아래에 있는 상춘재(常春齋)를 관람했다. 상춘재는 ‘항상 봄이 머무는 집’이란 뜻으로 국내외 귀빈들에게 우리나라의 전통가옥 양식을 소개하거나 의전행사나 비공식 회의를 하던 곳이다.
상춘재를 거쳐 녹지원(綠地園)을 보았다. 녹지원은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이 기념식수를 한 곳으로 어린이날 등의 야외 행사가 여기서 펼쳐지곤 했다. 지금부터 55년 전에 졸업을 앞두고 3군 사관생도들이 모여 파티를 하며, 고(故) 육영수 여사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곳이다. 그날의 추억을 되새기며 녹지원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그 다음 청와대 직원들이 근무하던 여민관(與民館)을 거쳐 마지막으로 춘추관을 보았다. 여민관은 종전에는 위민관(爲民館)으로 불리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지금의 이름을 바꾸었다. 춘추관(春秋館)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언론사 출입기자들이 이용하던 공간으로 청와대의 프레스센터이다. 춘추관 1층 로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2층에서 브리핑 실을 관람한 후 춘추문(春秋門)을 거쳐 경복궁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근래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개방한달 동안 관람객이 77만여 명으로 창덕궁 1년 관광객보다 많다고 한다. 청와대 개방 효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간 1천700여만 명이 관람하여 관광수입도 매년 1천8천억 원 이상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청와대는 서울의 중심부이자 구도심인 경복궁 북쪽에 위치하여 고려시대(918-1392)부터 궁궐로 사용하였고, 조선시대(1392-1910)에는 경복궁의 후원이었다. 1868년(고종 5년) 경복궁이 중건되면서 문무가 융성하길 기원하는 의미로 경무대(景武臺)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총독 관저가 들어섰고, 해방 후에는 미군정사령관이 머물기도 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에는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되었으며 1960년 푸른 기와집이란 뜻의 ‘청와대(靑瓦臺)’로 이름을 개칭하였다.
나는 이번에 짧은 시간이었으나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청와대를 가족들과 직접 돌아보며 보람 있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아직도 보지 못한 조선시대 후궁들의 위패를 모신 칠궁(七宮)과, 오색의 구름이 노는 신선의 장소라 불리는 오운정(五雲亭), 통일신라시대 불상인 미남불(경주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 청와대 안에 있는 61종류의 문화재들을 보고, 춘추관 출입구를 통해 백악정(白岳亭)까지 북악산(北岳山) 한양도성을 등산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