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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역사다(40) – 권길홍 수필가 “세계 속의 우리(터키와 베트남)”

몇 년 전에 터키를 여행했을 때 일이다. 광대한 평원에 끝없는 노란 해바라기꽃의 바다! 그 넓은 대지의 지평선 끝까지 꽃으로 수놓았던 아름다운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 나라, 그 화려한 경치의 추억이 지금까지 내 마음 속에 활짝 피어서 반겨준 기억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풍경에 취했던 나에게 하루 여행을 마치고 맥주 한 잔 마시려 들어간 식당에서 만난 터키인들의 환대가 나를 더 놀라게 했다.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친근하게 거의 안다시피 우리를 반겨준 걸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것도 형제의 나라라면서 환영하듯 맞아준 사실은 세월이 제법 흘러갔는데도 나를 흐뭇하게 한다. 그 먼 나라인 터키가 우리를 형제라고 불러준다는 일! 해바라기 꽃으로 가득한 이런 나라가 우리를 좋아해주고 진심으로 반겨준다니 고마우면서도 우리가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나라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나라가 우리 한국을 귀하게 대접해주고 친하게 대한다니 우리보다 역사가 짧다거나 수준이 낮은 나라라고 낮추어 본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정말 이슬람국가인 터키라는 나라는 오스만 터키의 후예에서 중동의 중심국가이다. 또 기독교 초기문화가 태동할 때 신앙을 지키기 위해 혈거생활을 감내 할 정도의 문화를 간직한 데린구유(이 곳은 아직도 미지의 수수께끼 유적지로 아무도 이 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르는 곳이다.)와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불루모스크와 역사적 건축물인 성소피아 성당, 또 돌마바흐체궁전에다. 이천 년도 더 훨씬 전에 지은 오벨리스크, 그 찬란한 역사의 흔적들을 간직한 나라! 이런 나라가 우리나라를 6.25전쟁에 참전하여 많은 군인들이 희생을 하면서까지 도와주었다(요즘은 국명도 터키에서 튀르키예라고 변경).
또 다른 이야기로 몇 년 전,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얘기다. 베트남에서 자신들의 과학기술 연구소를 새로 짓고 그 명칭에 한국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카이스트라는 이름을 그대로 붙여서 베트남카이스트로 해도 되느냐고 우리의 허락을 구한 적이 있었다. 세상에! 자신들의 귀중한 두뇌집단을 훈련하고 양성하는 연구소에 우리나라의 국호를 그대로 붙이겠다는 베트남! 우리 한국이 얼마나 좋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으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연구소에 우리 국명을 넣겠다고! 그렇다고 베트남이 나라의 정체감이나 역사의식이 없는 나라가 아니다. 베트남국민들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철저하게 대국인 중국과도 싸웠고 싸우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각오를 가진 나라에, 프랑스와 60년 가까이 싸워서 물리친 나라다. 또 우리도 참전했던 베트남전쟁 때 미국과도 거의 맞붙다시피 싸워서 이긴 나라라는 자부심이 엄청 강한 그런 나라에서 우리 한국의 국명을 자신의 두뇌집단양성소에 붙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우리 대한민국을 얼마나 좋게 생각하고 위대하게 바라보면서 닮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가 터키국민들이 좋아하고 그들의 형제국이 될 만큼, 또 베트남의 미래 싱크탱크를 양성하는 곳에 우리 국호를 좋아서 붙이게 만드는 그에 합당한 가치를 가진 나라이며 존경을 받아도 될 만큼 바른 사고를 하고 있는 국민인가?
우리 국민 모두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우리는 어느 한 분의 좋은 지도자를 만난 덕분에 우리가 잘 살게 되었지만 이들 나라에 비해 우리의 국민소득 차이만큼 베트남이나 터키보다 정신적 측면이나 행동에서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들은 쉽게 생각한다. 우리는 저 베트남이나 터키보다 더 잘난 나라라고 생각하고 우월한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우리가 저들 베트남인들의 국민적 정체감이나 터키라는 나라의 문화를 더 배워야 하고, 저들 나라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또 이웃나라인 베트남이 우리의 현대역사에 대한 과분한 존경을 보이는데 비해 정작 우리 국민들은 내 나라의 역사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는지 또 이웃나라가 그리도 존경하는 이 나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내 역사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베트남이나 터키와 같은 나라에 이웃나라로서 변함없는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를 지금부터라도 우리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으면서 내 나라에 긍지를 가지고,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만들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