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난 곳이 명승지’ 합천인물열전 (16)합천 출신의 대표 소설가인 최인욱
소설가 최인욱(崔仁旭·1920∼1972. 4. 12) 선생이 태어나신지 1백년하고 두 해가 지났다. 본명은 상천(相天), 호는 하남(河南) 혹은 하남거사(河南居士)로 가야면 출신이다. ‘인욱’이라는 필명을 많이 쓰고 있다.
그는 해인불교전문학원(海印佛敎專門學院) 고등과를 졸업하고, 1938년『매일신보(每日申報)』 신춘문예에 단편 「시들은 마음」이 입선하였다. 이듬해 단편 「산신령(山神靈)」이 『매일신보』에 당선되었고, 「월하취적도(月下吹笛圖)」를 『조광(朝光)』에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1941년니혼대학(日本大學) 종교과를 중퇴하였으며, 경성전기공업학교(京城電氣工業學校) 교사(1949), 국방부 편수관(1950), 한국문학가협회 중앙위원(1955), 서라벌예술대학·중앙대학교 강사 등을 역임하였다. 1957년 한국자유문학가협회 중앙위원, 1966년 한국문인협회 이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초기에는 주로 동양적인 토속세계와 서정에 바탕을 둔 작풍을 보였으나, 차츰 대중적 요소가 가미된 장편 역사물에 기울어졌다.
데뷔작 「산신령」이나 「월하취적도」는 당시 문단의 복고적 민속풍물의 경향을 반영한 작품으로, 경직된 사회와 외래적 문화 충격으로부터의 인간성 회복이나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초적(草笛)」(1961)은 그의 대표적 장편 역사소설로 동학혁명을 소재로 탐관오리의 횡포와 이에 항거하는 민중들의 투쟁을 다룬 것이다.
「임꺽정(林巨正)」(1962) 또한 조선 후기의 민중의식의 대두를 배경으로 사실(史實)에 충실한 과거 사실의 재현에 힘썼던 대표적 역사물이다. 「개나리」(1948)·「설한기(雪寒記)」(1950)·「벌레먹은 장미」(1953)·「야경(夜警)」(1955) 등의 단편과 「애정지도(愛情地圖)」(1957)·「화려한 욕망」(1958)·「만리장성(萬里長城)」(1967)·「자규(子規)야 알랴마는」(1968)·「태조왕건(太祖王建)」(1968) 등 수많은 단편과 애정물·역사물을 남겼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장편 소년소설 「일곱별 소년」(1954)을 비롯, 「신문 파는 소년」(1948)·「운동화」(1952)·「푸른 계단(階段)」(1954)·「눈 온 아침」(1952)·「쥐와 뱀」(1956) 등의 동화를 썼으며, 『고문진보(古文眞寶)』(1954)·『요재지이(聊齋志異)』(1966) 등의 번역서를 내기도 하였다.
최인욱 선생은 한때 서라벌 예술대학에서 전임강사로 강의하고 단국대 밖에 중앙대 문리대에도 1950년대 중반 이후 20년 가까이 출강하기도 했다. 그 무렵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현대 단편소설의 특질」이란 글이 실린 만큼 문학 이론까지 갖췄다. 합천 태생으로 그 지방의 해인불교전문학원 고등과를 졸업한 문학도로서 김동리 작가 등과 친숙한 해인사 그룹 문인이다. 한동안 일본대학 전문부 종교과에서도 수학해서 남달리 불교나 한학에 조예가 깊은 이력을 지녔다.
6.25 한국전쟁 때는 공군문인작가단의 창공구락부 사무국장으로서 조지훈 마해송 최정희 박두진 김동리 유주현 등과 종군 활동도 했다. 그후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중앙위원, 한국문학가협회 중앙위원, 문학예술 등, 여러 문예지 추천위원을 지냈다. 그러면서도 선생께서는 누구보다도 왕성한 전업 작가로서 당시 각 문예지와 여러 신문에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단행본으로 낸 연보를 살필 수 있다.
/박옥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