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사차(眞僞視次)와 백룡어복(白龍魚服) – 권해조 논설위원
어느새 봄이 시작되는 3월이 되었다. 오늘은 현재 우리나라 정치사회와 흡사한 고사성어(故事成語) 진위사차(眞僞視次)와 백룡어복(白龍魚服)에 대하여 알아본다.
먼저 진위시차(眞僞視次)이다. 이는 고사성어 속담사전(故事成語 俗談事典)과 한국 고사성어(韓國故事成語)에서 나온 말이다. 진실과 거짓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실제 눈으로 본 사실도 다를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요즘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가장 혼란으로 빠져들게 하는 괴물은 가짜뉴스이다. 청담동 술집사건을 비롯하여 가짜뉴스들이 연일 신문과 방송을 통해 국민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사실도 아닌 것이 사실인 것처럼, 또한 사실이 허위인양, 목소리 큰 사람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분열되어 봉합의 처방조차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막무가내(莫無可奈)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예컨대 한 스님이 비탈길을 가다가 앞서가던 여인이 발을 헛디뎌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스님이 급히 뛰어들어 여인을 끌어안고 나왔다.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수도인(修道人)으로 그냥 있을 수 없어 여인을 눕혀놓고 가슴을 눌러 물을 토하게 하고 입을 빨며 인공호흡을 시켜 겨우 살렸다. 그때 이 광경을 보던 절의 다른 스님이 놀라면서 여인의 몸에는 손도대지 말라는 계율(戒律)을 어기면 스님이라 할 수 없다면서 주자스님에게 고하여, 결국 파계승(破戒僧)으로 낙인이 찍혀 절에서 쫓겨났다. 쫓겨난 스님은 억울하지만 결백하다고 변명할 수 도 없었으며 이일로 내 눈으로 직접 본 사실도 다르게 인식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와 같이 진위시차(眞僞視次)란 인간사회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보는 관점과 시각의 차이에 따라 달라 질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조선을 위태롭게 한 것도 가짜뉴스를 고집한 간신(奸臣)들의 자기욕심과 허영 때문이었다. 옛 선조들은 이러한 소인(小人)들에게 경계한 글로 “남을 헤아리려면 먼저 자신을 헤아려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치는 것이다.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신의 입이 더럽혀져야한다(欲量他人 先湏自量 傷人之語 還是自傷 含血噴人 先汚其口).”라 하였다. 많이 배우고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절실히 깨닫고 매사에 조심해야한다.
다음은 백룡어복(白龍魚服)이다. 흰 용이 물고기의 옷을 입는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 서한(西漢) 유향(劉向)의 설원(說苑) 정간(正諫)편에 있는 글로, 신분이 높은 분이 서민의 옷을 입고 미행(微行)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용(龍)은 신분이 높은 사람이고 어부(漁夫)는 평민이다. 즉 구중궁궐에서 사는 왕이 백성들이 어떻게 사는지 민심을 제대로 읽기위해 서민행색을 하고 그들의 삶을 엿본다는 뜻이다.
춘추시대 오나라 왕인 부차(夫差)는 일반백성들과 술 마시기를 즐겼다. 이에 신하 오자서(伍子胥)는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고 간언하였다. 옛날에 상제(上帝)의 총애를 받은 흰 용(白龍)이 연못으로 내려와 물고기로 변해 뛰면서 놀았는데 예저(豫且)라는 어부가 그 눈을 쏘아 맞췄습니다. 용은 아픔을 참고 간신히 하늘로 올라가서 상제님에게 어부를 혼내주라고 하자, 어부는 물고기를 잡는 것이 본업인데 물고기 형상을 한 너를 잡았다고 어부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하였다. “지금 만승(萬乘:약 100만의 군대를 거느릴 대국의 왕)의 지위를 버리고 포의(布衣:벼슬이 없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려합니까?” 하여, 왕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
이 고사는 왕이 품격을 지키지 못하고 신분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할 때 신하들이 말리고자 하는 내용이다. 옛 부터 정치를 잘 했다는 이른바 성군(聖君)들은 백성의 어려움을 잘 파악하여 그 어려움을 잘 처리 해주었다. 그래서 그들은 미복(微服)으로 직접 민정시찰도 하였고 암행어사제도를 만들어 민심을 파악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세종, 효종, 숙종, 정조 등이 미행을 많이 했다. 그러나 신하들은 왕의 신변위험을 생각하면서 말리곤 했다. 명의(名醫)가 환자의 병명을 정확히 진단해야 그에 맞는 처방이 가능하고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정치도 위정자들이 민심을 잘 파악하여 해결해야 한다.
이상 두 고사성어는 한국의 현 정치사회 실상을 잘 지적하여 정부가 잘 대응하라는 우국지심(憂國之心)의 대목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정부는 최근 민심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는 가짜뉴스는 철저히 통제하고 법으로 엄격이 다루고, 각종수단을 이용해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여 어렵고 힘든 처지부터 우선적으로 잘 해결해서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3월을 맞아 합천신문 애독자들도 겨울 내내 꽁꽁 얼었던 모든 일들이 봄에 눈 녹듯이 순조롭게 풀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