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사태! ‘합천군’, 수백억 원 횡령 책임 떠맡나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착공 8개월 만에 휘청
경남 합천군에서 추진 중이던 대규모 호텔 건립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합천군은 지난 1일 군청 브리핑 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합천군과 실시협약(MOA)을 체결하고 군 내 대규모 호텔을 건립하려던 시행사 대표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 수백 억 원을 횡령해 잠적한 사실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합천군이 추진 중이던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호텔 건립 사업의 시행사인 (유)모브호텔앤리조트(이하 시행사)의 대표 K씨가 총 사업비 590억 원 중 최대 290억 원(합천군 추산) 규모의 호텔 조성비 명목 대출금을 받은 뒤 잠적했다고 전해 군 숙원 사업인 4성급 호텔 건립을 고대하던 군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해당 호텔 사업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건립하고 준공과 동시에 합천군에 소유권을 귀속시킨 뒤 호텔 운영권만 사업 시행사 측에게 20년간 부여하기로 했었다.
시행사 대표가 잠적한 시기는 지난 4월 말경, 시행사 측의 ‘추가 대출을 위한 사업비 증액 요구’가 있은 후 한 달여 만이었다. 합천군은 해당 요구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던 중 시행사 대표 K 씨가 돌연 잠적한 사실을 인지하였지만 최근까지 사건 접수 과정조차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군은 민간투자사업 관련해 전례 없는 대규모 피해에 대응하고자 뒤늦게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여 시행사 측 K 대표 등 4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며 법적 절차에 돌입하였다고 밝혔지만 대출금 채무에 보증을 선 모양새인 합천군이 시행사 대표 K 씨가 횡령한 금액 전부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합천군이 해당 사건과 연관된 소송에서 패할시 최대 300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문제가 된 시행사를 대체할 제 3의 민간사업자 선정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호텔 위탁운영을 맡을 예정이었던
‘호텔롯데’ 측도 해당 횡령 사실이 밝혀진 뒤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건립사업은 착공 8개월 만에 무산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장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지역 신문 기자는 “공무원들이 넥타이 풀고 밤을 새워 더 검토했어야 했다”며 사업 추진 과정의 허술함에 대해 질책을 쏟아 냈다.
합천군 박민좌 기획예산실장은 “합천군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 며 지역발전을 위해 선의에서 출발한 호텔 건립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하였다.
현재 해당 호텔 건립 공사는 전체 공정의 6%에 불과한 터파기 단계이다. 터만 팠다가 다시 터를 덮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총 사업비 절반에 육박하는 대출금이 빠져나간 과정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합천군은 자체 진화에 나선 상태다.
이번 횡령 사건과 관련, 업무추진 과정에서의 위법한 사실이나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상급기관에 내부 감사를 요청하고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피해 규모가 큰 만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지역 유력 언론사 관계자 B씨는 ‘터질게 터졌다‘며 본 사건을 계기로 합천군이 지역 개발 명목으로 난발해온 각종 MOA(실시협약) 체결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날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조성사업은 2024년까지 합천군 용주면 영상테마파크 내 불타 없어진 한세일보 부지에 지상 7층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시행사 측은 지난 해 9월 합천군수 등이 참여한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착공기념식 행사에서 대형 오케스트라 연주회 및 성악공연을 동원하며 군민들의 환심을 산 바 있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