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점검| 방문객 200만 시대 “체류 관광 확대”…가능하나?
관내 ‘잘 곳’ 154개소, 인프라 현실은?
관광 불만족 요소 2위 ‘숙박’
500만 목표…“규제 보단 지원 필요”
김윤철 군수는 “체류형 관광 자원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500만 명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 휴양 관광도시’를 만들겠단 의지를 밝혀왔다. 군 추산 2022년 방문객은 200만 명이다. 군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 10% 수치인 500만 방문객을 목표로 다양한 거점과 콘텐츠를 개발 중에 있다고 말한다. 군이 추진하는 ‘머무는 관광’은 정부 시책 사업인 ‘생활인구 늘리기 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 군은 체류형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인구 소멸 정책도 과감하게 진행하겠단 입장이다. 대규모 체류 방문객 유입으로 지역 경제를 활발히 가동시켜 놓으면 자연스럽게 인구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숨은 뜻이 있다.
핵심 키워드는 ‘체류’다.
단순 유입이 아닌 체류형 방문 확대를 위해 어떻게 유도해야 하는지 또 무엇이 필요한지 등 지자체의 상황과 구조에 맞게 구체적인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군은 체류형 단체 방문객 유입 일환으로 영상테마파크 호텔 건립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피해 규모가 크고 송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광 행정력의 정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마땅한 군 소유 체류 시스템이 없는 현 상황에서 체류형 관광 정책은 민간의 기여로 시작되고 완성되어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대규모 체류형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민·관의 교감은 필수적이다. 군의 야심찬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선 관련 분야 행정력에 대한 이해와 관광객들을 직접 응대해야 할 군민의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방문객을 늘리고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겠다면서 정작 잘 곳이 없으면 체류형 관광 정책은 시작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 꼴로 전락할 수 있다.
군이 체류형 관광 자원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현재 인프라에 대한 분석은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군을 방문했다는 200만 명의 방문객(2022년 기준)의 실제 체류 비율을 추산하고 방문객과 업계의 동향을 분석해 ‘500만 방문객 시대’ 필요한 인프라 범위와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본지는 군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관내 체류 관광의 규모와 현실성에 대해 취재했고 이해를 돕기 위해 확보된 정보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보도하고자 한다.
먼저 군이 주장하는 방문객 200만 명 수치의 ‘펙트 체크‘ 부분이다.
군은 2022년 기준 주요 관광지 입장객 현황과 취합되지 않은 관광객 수를 포함해 총 방문객 수가 200만 명 수준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군에 등록되어 있는 주요 관광 지점은 총 8개소이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해당 지점을 찾은 방문객 수는 약 170만 명으로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황매산 62만 명, 가야산 43만 명, 합천영상테마파크 23만 명, 회양 관광지 17만 명 등이다. 하지만 면밀히 말해 해당 수치는 ‘명’보다는 ‘장’ 기준이다. 관광객 1명이 여러 장소를 방문할 수 있기에 입장권 발매 수로 전체 방문객 수를 표현하기 위해선 ‘중복’ 혹은 ‘누적’ 등의 단어를 사용해 순화 시킬 필요가 있다.

군이 밝힌 대로 방문자 200만 명을 기준해 이들이 1년 365일 동안 균등하게 방문 했다고 가정하면 하루 평균 약 5천5백 명이 군을 찾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정 행사 기간 등에 밀집되는 경우의 수를 배제하면 군 전체 인구수의 1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매일 군을 방문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관내 방문객이 ‘잘 수 있는 곳’은 야영장을 포함해 총 154개소다. 업장마다의 다양한 특성이 있어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한 업장 객실이 10개라고 가정하고 통상적인 숙박 기준 인원이 2인에서 최대 4인이라는 점을 대입시켜 하루 수용 가능한 인원을 임의적으로 계산해 보면 3천 명에서 최대 6천 명이란 수치를 얻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 특화 빅데이터 플랫폼인 한국관광 데이터램 자료를 근거로 2022년 합천군을 방문한 이들 중 숙박객을 추정해 보면 약 11%인 22만 명이란 수치가 나온다. 이 수치를 임의적으로 365일 균등하게 나눌 경우 하루 약 600명이 숙박을 했다는 결과를 낼 수 있다. 군은 이번 여름 휴가철(7~8월)만 해도 주요 관광지 입장객 수를 포함 약 30만 명이 군을 방문해 3만 명 이상이 숙박지를 찾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내 숙박 여건 상 하루 최대 6천 명 수용이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잘 곳’이 부족해 보이진 않지만 숙박지에 대한 만족도, 체류자의 숙소 선택 취향, 목적지와 숙박지 간 거리 등 질적 요소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공간을 표현한 양적 수치라는 한계가 있어 수요ㆍ공급 상 적절한 숙박지가 형성되어 있다고 단언하는 건 무리가 있다. 다시 말해 특정 숙박지에 방문객이 몰리게 될 경우 표면적으로 넉넉해 보이는 양적 수치는 의미가 없단 뜻이다.
실제로 2022년 군이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 연구 용역을 의뢰해 온라인 설문조사(총2459명)를 실시한 결과 ‘합천 방문 시 불만족 요소’로 교통수단(23.8%)에 이어 숙소(17%)가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숙박지 보유율만으로는 관광 만족도를 높일 수 없음을 나타낸다. 군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관광지에 대한 만족도(48%)는 높은 반면, 교통수단과 숙소에 대해선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는 외부 홍보와 숙소 관리 등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감당하며 만족도 높은 환경을 유지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주요 관광지 인근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박종민(가명) 씨는 “관광 정책이 이렇다 저렇다 들었을 뿐 정작 군이 나서서 홍보를 해주고 방문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노력은 체감하기 힘들다. 500만 방문객을 맞이하려면 입소문이 날 관광지 개발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방문자 지역 반경이 한정된 만큼 성패는 ‘재방문’이다. 그러려면 서비스 만족감을 줘야 하는데 결국 돈을 써야 한다. 내 돈만 투자해서 이뤄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군이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한다면서 자영업자들에게 대부분의 역할을 맡기는 건 무리수”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수익을 봐야 하는 업계의 입장에선 군의 정책이 반가울 일이지만 정책 뒤에 따라와야 할 행정적 지원에 대해선 아쉽다는 것이다.
군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군의 체류형 관광 발전 방향에 기여 중인 민간 숙박업장에 대한 지원은 무엇이 있느냐’는 본지 질문에 ‘합천 한 달 여행하기’, ‘단체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급’ 등의 사업을 통해 숙박비를 지원하고 있고 캠핑장 야영객에게는 테마파크 입장 할인권을 지급하고 있으며 군 공식 유튜브 채널 ‘수려한 합천 TV’에 ’합천캠핑여행‘ 목록을 개설해 영상을 제작하고 홍보 중이라고 밝혔다.
본지가 해당 채널을 확인한 결과 관련 영상은 18개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제작된 시기는 모두 1년이 넘은 상태였다. 추가적인 민간 숙박업장에 대한 향후 지원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군의 체류형 방문객 확대 입장과 정작 체류형 방문객을 모셔야 하는 업계의 입장 간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상호 교감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외에 군은 ‘2023 고향 여름 캠프’, ‘합천광역시티투어’, ‘인플루언서 팸 투어’ 등을 통해 군을 홍보하고 재방문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야간 개장을 위한 분재공원 루미나 야간 콘텐츠 조성 사업, 빛의 벨리 야간 경관 구축 사업, 리멤버 합천영상테마파크 조성사업, 황매산 녹색 문화 체험지구 조성사업, 황매산 숲속 야영장 조성 사업, 두무산 자연휴양림 및 워케이션 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왔다.
한편, 군은 합천 운석 충돌구 세계지질테마공원 조성 사업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을 통해 천문대, 야영장, 휴양시설 등을 건립하고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도모 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암산 전망대 주차장 및 관정 설치, 관광 자원 기초조사 및 활성화 용역, 운석 충돌구 관광안내소 설치 등을 완료했고 현재 탐방로 조성 사업 실시 설계 용역, 운석 충돌구 세계지질테마공원 조성 기본계획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이 진행 중에 있다. 후자의 경우 용역 기관인 경남연구원 측의 중간 보고회를 마친 상태다.
군은 200만 방문객에 그치지 않고 500만 명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휴양 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숙박시설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고 빅데이터를 이용한 관광객 분석을 준비 중이다. 올 1월부터 12월까지의 관광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관내 관광객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 및 체류형 방문 인구수 등을 분석한 뒤 중장기적인 관광 계획 수립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는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행정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규제’ 보단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규제는 저항을 낳고 적극적인 행정 지원은 자발성을 키우기 마련이다. 사실상 유입 방문객 목표 수치가 두 배 이상인 만큼 현재 상황과 조건이 완벽하더라도 두 배 이상의 인프라가 필요한 실정에서 군이 民과 어떤 협력을 통해 관광 500만 시대를 열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