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7년 째 손 못 대는 ‘도로 확장 공사’, 또 해 넘기나…

관광객 62만 명 찾는 황매산…이상한 도로에 속앓이
안전성 확보 위한 직선화 도로…7년째 표류 중
원인은 보상 해주고도 철거 못한 가옥 때문?
구조물 지지 쇠막대 노출에 대형 관광버스 아슬아슬

연간 62만 명이 찾는 황매산의 초입 도로 인근, 군이 철거 관련 보상금을 지급하고도 퇴거시키지 못한 가옥으로 인해 당초 계획한 확장 공사가 7년 째 멈춰져 있어 안전사고 우려는 물론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당초 군은 2016년 말경, 2018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황매산 초입 도로의 내리막 커브 길 위험성을 해소시키고자 총 5억 6천만 원을 들여 1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부분 확장하는 ‘도로선형 개량공사’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철거되지 못한 가옥으로 인해 애초 계획한 직선화(완만한 곡선) 확장 공사는 설계 변경 절차를 거쳤고 일부분 확장 공사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이어져야할 도로는 연장되지 못했고 가옥과 접한 도로 부분은 혹처럼 툭 튀어나온 이상한 모양이 된 상태다. 현재 군은 안전 문제를 인지하면서 애초 계획한 도로 확장을 위해선 최대 50m 가량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있고 법원의 강제 철거 명령 절차도 진행 중인 상태다. 사실상 관과 민의 철거를 둘러싼 줄다리기로 인해 정작 교통안전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7년의 세월이 흘러버렸다.
해당 업무를 맡아 온 군 건설교통과 관계자도 긴 세월 동안 수차례 바뀌었다. 현재 해당 확장 공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군 관계자에게 2016년 계획한 공사가 방치되어 온 이유를 포괄적으로 묻자 일부 구간에 대한 공사는 완료가 되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관계자는 “공사 추진 당시 철거 대상 가옥의 주인이 보상을 받지 않겠다고 해서 (철거가 진행되지 않았고) ‘보상 불가’ 사유로 설계 변경해 2018년 7월에 완공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설계 변경에 의한 완공 후 2019년에 추가 보상이 이뤄졌지만 현재까지 해당 부지에 대한 철거가 이뤄지지 않아 확장 공사를 못하고 있고 여전히 추진 중이라고 밝혀 당초 계획한 공사가 미완성 상태임을 시사했다.
군이 보상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사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자 “(설계 변경 공사 이후 2019년에) 군은 해당 가옥주와 다시 협의해 8천여만 원(건물 분)가량의 보상을 실시했다. 하지만 가옥을 떠나지 않는 거주자가 있어 수차례 ‘퇴거 요청’ 관련 내용 증명과 문자 등을 보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유를 계속해 최근 명도 소송까지 진행했었다”며 “법정에 출석한 해당 거주자가 올해 10월19일까지 퇴거하겠다고 약속하여 소송 취하와 함께 ‘화해권고결정’이 이뤄졌지만 이후 주거이전 비용 등을 추가로 요구하며 퇴거하지 않아 법원에 강제 철거 절차를 밟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가 언급한 주거이전 비용은 퇴거 후 확인되는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만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군 측 주장에 따르면, 2019년 보상이 이뤄지던 당시 문건에 ‘보상 조치 후 30일 내 퇴거’라는 취지의 조건이 명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군 도로담당 관계자에게 해당 문구를 근거로 그 당시에 강제 철거를 추진하지 못한 이유를 묻자 “해당 가옥에서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거나 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절차를 최대한 거친 것, 향후 강제 철거 결정이 나면 즉시 철거 후 도로 확장 공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퇴거 약속이 있었지만 점유자가 있는 상황에서 가옥을 강제 철거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화로 풀려고 하다 보니 수없이 번복되는 일이 있었고 그런 이유 등으로 시일이 흘러버린 것, 하다하다 못해 소송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재 과정에서 군은 ‘억울하다’라는 취지의 주장도 밝혔지만 법원의 판단을 신속히 맡기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군은 도로 확장 위한 철거 보상을 하고도 퇴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4년 간 행정력을 동원해 왔단 것인데 결과적으로 문제는 풀리지 않았고 그 시간 동안 현재의 안전하지 못한 도로 상황은 이어져온 셈이다.
본지는 실제 안전성이 우려되는 장소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군 측은 해당 가옥에 여전히 거주자가 점유 중이라고 말했지만 기자 신분으로는 임의 출입이 불가한 점 그리고 멀리서 본 생활의 흔적 등을 근거로 상시 거주 여부를 파악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가옥 출입은 하지 않고 외부 환경과 교통 상황 위주로 살펴봤다. 기자가 접한 가옥의 상태는 지어진지 상당히 오래되어 보였고 쓰러져가는 구조물을 떠받치기 위해 설치된 쇠막대가 이미 도로 우측 ‘아스콘’ 포장 부분 직전(가옥 외부-차도 흰색 실선 바깥 부분)까지 일부 노출된 상태였다.
또한, 이어져야 할 도로는 가옥이 있는 지점에서 비스듬히 마감되어 있었고 2차선으로 형성되던 도로는 해당 가옥 부근에선 1차선의 형태로 그려져 있었다. 주변엔 도로 경계용 및 토사 유실 방지를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돌망태가 가옥 직전까지만 작업되어 있어 공사가 된 곳과 공사가 안 된 곳 구분이 가능했다. 해당 부지 주변은 가로등이 부족해 야간 통행에 취약해 보였고 내리막 도로를 따라 속도가 붙은 대형 차량과 관광버스가 쓰러져 가는 구조물 혹은 지지대를 의식한 듯 중앙선을 침범하며 달리고 있어 반대편 차량과 마주칠 경우 충돌 위험도 농후해 보였다. 취재 과정에서 거주자와 마주치지는 못해 기사와 관련된 입장을 들을 순 없었다.
군 건설교통과 도로담당자에게 ‘철거가 수년 째 이뤄지지 못하면서 군이 관리하는 도로 상의 위험성도 방치되는 게 아니냐’고 묻자 “현장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지만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며 “강제 철거 명령 전이라도 할 수 있는 외부적인 안전 조치는 다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가 시작되자 군은 해당 부지의 안전성을 갖추겠다며 가옥 주변에 임시로 안전고깔을 갖다 놓고 구조물 지지대에 반사 장치를 달아 놓은 상태다. 도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확장 공사 계획 후 7년, 보상 실시 후 약 4년 만의 일이다.
군은 법원의 강제 철거 명령이 떨어질 것에 무게를 두고 이를 즉시 이행할 계획임을 강조하며 이미 철거 관련된 예산이 고려되어 있고 철거 설계도까지 제작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위에 열악한 콘크리트 타설 문제 등 계절상의 제약으로 인해 동절기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법원 강제 철거 명령도 신청 후 2~3주가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고 이후 철거가 되더라도 도로 완성까지는 물리적으로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군은 소송 제기와 법률 검토에 들어간 변호사 비용, 보상 이후 무단 점거한 비용 등 모든 비용에 대해 감정 평가를 거쳐 해당 가옥 거주자에게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연간 62만 명의 관광객이 황매산을 찾으면서 ‘뜨는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적극적인 행정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