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사건’, 피해자 판가름 속도전…증인 출석 앞두고 고심 중인 군
경찰, 금융사 상대 피해 조사 추가… 모호한 피해자 범위 정리될 듯
피고 측 “피해자=금융사? 아니다” 주장에 경찰은 “꼼수” 지적
증인 출석하는 군 관계자들… ‘피해자’ 주장 딜레마
금융사 상대 키맨, 시행사 측 간부 D씨 추가 구속 가능성 有
12월 8일까지 감사 연장… 이후 경찰에 수사 의뢰 수순
호텔 사건 재판에서 공소사실 상 피해자인 PF 대출 대리금융기관(이하 금융사)에 대한 경찰의 피해자 조사가 추가로 이뤄졌다. 이로써 ‘최종 피해자는 누구냐’를 두고 검찰 재검토 과정을 거치는 등 피해자 범위에 고심하던 재판부 의문이 상당 부분 풀릴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재판 속도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본지 11월 2일자 보도 참고/ ‘호텔 사건’, 법정서 펼쳐진 ‘피해자’ 공방…그 후)
지난 11월 21일, 경남도경 반부패경제범죄수사팀은 호텔 사건 관련해 형사 재판 구조상의 피해자인 금융사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추가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찰 조사 과정에서 금융사 측은 사기 피해자임을 명백히 주장했다. 그간 공판 과정에서 정작 피해자로 적시된 금융사 측이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아 ‘피해를 주장하는 것이 맞는지’등 금융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추측만 증폭되어 왔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재판부가 가지는 ‘피해자 의문‘에 대해 경찰에서 명확하게 입증 하려는 것…조사 결과가 재판부에 전달되면 아무래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며 “금융사 측은 공범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피해자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군이 금융사 측 인물들을 상대로 시행사 측과 유착이 의심된다며 추가 고발한 바 있어 금융사 입장에선 이를 반증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피해자임을 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판부는 ‘호텔 사건’ 관련 시행사 대표 등의 사기 혐의를 가리는 공판(10월 26일)에서 ‘사실상 피해자’를 주장한 군 측과 ‘군은 피해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시행사 대표 측 간의 공방이 붉어지자 검찰로 하여금 ‘최종 피해자’가 누군지를 재검토하라고 요청 했었다.
검찰은 이후 속행된 공판(11월 9일)에서 해당 내용을 언급하며 ‘형사 재판 구조에서 합천군을 피해자로 지정하기는 힘든 면이 있다’는 취지로 재검토 결과를 말했지만 재판부 의문을 명확히 풀어주진 못했다.
재판부를 향한 금융사 측의 피해 주장이 거세질수록 사실상 군과 피고 측 모두에게 불리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금융사를 피해자로 둔 재판에서 피고인 시행사 대표 등의 사기 혐의가 확정될 경우, 금융사 피해가 보다 사실화됨과 동시에 손해 배상 책임이 있는 군으로서는 압박을 더 받을 가능성이 있다.
피고 측 입장에서도 피해자가 금융사도 군도 아닌 시행사가 되면 시행사가 정상적으로 호텔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시행사 대표 등의 일탈로 일어난 사건이라며 ‘사기’가 아닌 ‘배임’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피고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금융사임을 인정하지 못한다며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하기도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혐의를 낮추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31일 군이 시행사 측 인물들을 고발할 당시 피해자는 ‘시행사’, 혐의는 ‘배임’ 등이었다. 군은 금전상의 손해가 없던 상태였기에 ‘사기 피해자’로 구성될 수 없었고 결국 시행사 대표 등이 회사(시행사) 돈을 ‘횡령하고 배임’한 것으로 고발했었다. 이후 검ㆍ경이 강도 높은 수사를 펼친 결과, 시행사 대표 등이 금융사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라며 이들을 ‘사기’ 혐의로 변경해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을 미뤄볼 때 재판 흐름 상 ‘피해자’가 주는 의미가 상당히 커진 상태다.
형사 재판 구조상의 피해자 명시를 둔 논란은 재판부가 최종 결정할 사안이지만 다음 공판에 복수의 군 관계자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어 있어 아직 군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군은 증인 진술 과정에서 피해자 무게를 군에 둬야 할지, 시행사에 둬야 할지, 금융사에 둬야할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군이 형사 재판상 사기 피해자가 되려면 금전 손실이 있어야 하고 시행사를 피해자로 주장하면 시행사 대표인 K씨 등의 혐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복잡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증인 진술 시 사실 그대로만 얘기할 계획”이라며 말을 아꼈다. 군 관계자들이 법정 증인으로 참석하게 되는 공판 일정은 12월 14일로 잡혀 있다.
한편, 시행사 측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경찰은 추가로 시행사 측 간부 D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D씨는 시행사 간부로 재직하며 금융사 PF 대출 실행에 직접 관여한 ‘키맨’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군청 내 상설 사무실을 개설해 시행중인 호텔 사건 관련 감사원의 공익 감사 기간이 당초 11월 14일에서 12월 8일까지로 연장됐다. 감사팀과 소통 중인 경남도경 측은 12월 중순 즈음에 감사팀이 감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의뢰를 할 것으로 보고 해당 시점부터 공무원 상대 수사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