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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문화교류회 소감 – 아께누마 요오꼬 강사

<한일문화교류회>에서 문화 소개 시간에 한국에서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4가지 정도인데 이것을 여기에서 소개해보겠습니다.

  1. 행동의 우선 순위
    드라마를 보면서 한일간 문화 차이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형사 드라마 속에서 인질극이 벌어지고 범인에게 자수하라고 설득하는 장면인데요. 그 장면에서 바로 문화 차이가 보입니다.
    한국드라마는 범인의 어머니가 아들을 숨겨 주고, 도주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형사가 범인에게 “자수해라~”고 설득합니다. 그런데 일본드라마의 경우는 어떨 것 같습니까? 확성기로 “자수해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범인의 어머니입니다. 한국 엄마들이 그걸 보시면 자기 아들을 경찰에 팔아먹는 것 같은 이 행동을 이해 못하실 겁니다. 그런데 일본 형사드라마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거의 100% 범인의 어머니가 설득할겁니다.
    한국사람은 사회의 규칙보다 가족이 중요하고 정이 우선이지만, 한편 일본 사람은 가족보다 사회가 중요하고 규칙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일본인들의 성격을 만들고 있는 교훈의 하나가 “남에게 폐를 끼지지 말라”입니다. 이것은 아주 옛날부터 지켜왔던 교훈인데요, 기본적으로 모든 가정에서 어릴 때부터 엄격하게 교육을 합니다. 그것이 행동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2. 선물 문화
    제가 가회면에 시집왔을 당시 시댁에서 밤농사를 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일본 친정에 밤을 “조금만” 보내준다고 하셨습니다. 일본사람이면 누구나 “조금만’ 이라고 하면 1Kg? 2Kg? 많아도 3Kg정도이겠지,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며칠후, 아버지께서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전화가 왔는데요. 시어머니께서 무려 20Kg이나 보내주셨던 겁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일본사람의 “조금”은 진짜로 “조금”이지만 한국사람의 “조금”은 “20Kg”이라는 것을.
    그러다보니 일본사람은 상대의 사정(취향 등)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고, 한국사람들은 자신이 주고 싶은 것을 많이 주고, 주고도 또 주고 싶어하는 자신의 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사람한테 조금만 선물 받았다고 서운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상대를 위해 아주 열심히 생각하고 준비한 선물일 지도 모르니깐요.
  3. 대인관계
    또 하나 실제 있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일본학교 기숙사에 한국유학생이 들어왔습니다. 한 일본학생과 함께 방을 쓰게 되었는데, 어느 날 그 둘이 부딪치고 큰 싸움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왜 그랬었냐”고 일본학생에게 물어보니까 “내 과자를 마음대로 먹고, 내 물건도 허락도 없이 자기 것처럼 함부로 쓴다”고 흥분했고, 한국 유학생에게 물어보니까, “왜 나도 먹으면 안돼? 왜 나도 물건을 같이 쓰면 안돼?”라고 화가 났다고 합니다. 아마 한국사람이면 거의 다 한국학생편을 들겁니다. 그런데 일본사람이면 거의 다 일본학생편을 들겁니다. 왜냐하면 이것도 일본사람이 지켜왔던 교훈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라>때문입니다. 일본학생이 화가 난 것은 한국유학생이 “예의로써 남에게 배려가 없다”라는 이유 때문이고, 한국학생이 화가 난 것은 친하게 되면 다 가족인데 “가족 사이에는 예의가 필요없다”며 서운해서 그랬던 것 입니다. 하긴 제가 오랜만에 친정에 갔을 때 식탁에 있는 과자를 허락도 없이 먹다가 동생한테 혼났었습니다. 한국문화에 물들어서 허락을 받는 것을 깜빡했는데 일본에서는 가족사이에도 이런 일이 있습니다.
  4. 성격
    “빨리 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사람은 일본사람을 “답답하다”고 느끼고 계시지요.
    특히 농사일하시는 어머니들의 손놀림은 눈으로 확인 못하는 만큼 빠르고 대단하십니다. 그러나 착실하게 천천히 해야할 일 마저 “빨리 빨리”하시니까, 잘 안되서 결국 처음부터 다시 손보고 계시는 분을 어디에서 봤습니다.
    그리고 한국사람은 질문하는 것도 빠릅니다. “어디서 사노?”, “누구랑 사노?”, “애는 몇이고?”, “신랑이 뭐하노?”, 그것도 모자라 “얼마 받노” 식으로 집안 경제상황까지 오늘 처음으로 만났던 분께서도 당장 이런 질문을 하시는데요. 일본에서는 월급을 질문하는 것은 친한 사이에도 예의로써 별로 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솔직히 기분이 별로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질문을 하는 분이 한분 두분 아닌 것을 보니, 빨리 친해지고 싶고, 빨리 가족이 되고 싶어하는 한국문화가 그렇다고 이해하게 되어, 요새는 익숙해서 속으로 다음은 “얼마 받노? 이겠지”라고 질문을 예측하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제가 2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아와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소개했습니다. 어느쪽이 좋다 안좋다가 아니고 서로의 문화를 알고 지냈으면, 오해로 인해 서로가 기분이 안좋은 일도 없고 다툼이 벌어질 일도 없을 겁니다. 한국과 일본,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그런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