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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사건 | 검찰 “공소장 변경, 긍정 검토”, 득실 따져보니…

시행사 실사주 등 ‘사기’ 혐의 바뀌나
혐의 변경 시 피해자도 바뀔 수 있는 구조
군 “민사재판에 유리… 공소장 변경 기대”
‘역학관계’ 유착 의심 공무원 처분도 주목

이른바 ‘호텔 사건’ 관련해 시행사 실사주 K씨 등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를 가리는 재판에서 검찰이 공소장 변경에 대해 긍정 검토 중이라고 밝혀 결과에 따라선 피고 혐의 변경은 물론 군과 관련된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군은 공소장 변경이 실제 이뤄질 경우 금융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채무부존재 확인의 소송 등) 구조에서 유리하단 입장을 내놨다.
지난 1월 18일 열린 공판에서 피고 측과 관계사들이 맺은 용역 계약서 등의 허위성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사 주요 인물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 측은 공소사실을 근거해 증인들을 상대로 피고 측이 관계사들과 특정 계약을 맺은 후 관계사들에게 지급된 돈을 다시 돌려받으려한 정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문했다.
이어진 피고 측 법률대리인의 증인 심문에서 검찰 의견에 대한 반대심문이 이뤄지지 않자 재판부는 피고 측을 향해 “요지가 이해가지 않는다.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내라”고 말했고 검찰 측도 피고 측을 의식한 듯 “공소장 변경도 준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말한 뒤 “사기로 하던 배임ㆍ횡령으로 하던 쟁점은 (관계사들과 맺은 계약서가) 허위면 사기, 허위계약서 토대로 시행사 측 계좌에서 관계사 계좌로 돈이 넘어가는 순간 횡령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경찰의 증인 조서 검토한 바로 ‘허위가 아니냐’고 질문 한 것, 계약서가 허위라고 인정하면 사기, 아니면 배임‧횡령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공소사실에 근거해 피고 측도 적극적인 변론을 해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사기’와 ‘배임‧횡령’을 비교하며 언급한 만큼 공소장 변경 관련 검토 범위는 주로 피고의 ‘혐의’로 압축된 듯 하다. 실제로 공소장의 혐의가 변경될 경우 일차적으로 ‘웃는 자’는 피고 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기 혐의를 벗게 됨에 따라 재판 결과가 유죄로 확정되더라도 형량 측면에서 피고에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진행된 공판 과정에서 피고 측은 피해자가 금융사로 되어 있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기 사건 재판 구조에 의문을 품어왔다. 피고 측은 이날 재판에서도 “(피고 측은) 실거래를 위한 계약이 아닌 돈을 빼돌리기 위한 계약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해 다투지 않나”라는 재판부의 직설적인 물음에 “‘실제 거래는 맞다’라는 취지”라고 말해 사기 혐의를 벗으려는 의도를 내비췄다.
공소장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자 군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군은 검찰의 공소장이 사기죄에서 배임죄 등으로 혐의가 변경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상관관계에 있는 피해자도 바뀔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재 사기죄를 다투는 형사재판 구조에서 피해자는 금융사로 되어 있다. 군은 검찰이 이번 재판에서 피고의 혐의를 사기에서 배임 등으로 바꿀 경우 피해자는 금융사가 아닌 시행사가 될 수 있는 있다는 측면에서 현재 진행 중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민사)’에서 유리해 질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는 민사재판에서 금융사 과실을 주장하고 있다. 금융사가 사기 사건 피해자에서 벗어나야 우리의 주장도 힘을 받을 것, 공소사실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민사재판에서 금융사의 과실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란 점을 부각시켜야 하는 군 입장에선 금융사가 피해자로 진행되는 형사재판이 부담스러운 구조였다. 게다가 금융사 측 인물과 시행사간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며 금융사 측 인물들을 추가로 형사 고발까지 해 놓은 군으로서는 금융사가 피해자로 명시된 형사재판 구조를 벗어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단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찰의 공소사실 변경이 사실화 될 경우, 군과 피고 측 모두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지만 현재도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이 반길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이른바 ‘호텔 사건’을 시행사 실사주 등이 애초에 사업할 생각도 없이 벌인 사기 행각으로 보고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군 공무원들의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렇듯 공소장 변경이 이뤄질 경우, 이 사건과 관계된 공무원들에 대한 법리적 역학관계도 짚어봐야 한다는 측면에서 검찰의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한 인사는 “사기와 배임은 완전히 질이 다른 사건, 공소장이 변경되더라도 연관된 인물들 처분에 대해선 수사 검사 등이 판단할 일, 이렇다 저렇다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 변경 언급은 말 그대로 단정이 아닌 ‘검토’의 의미여서 ‘사기’ 사건으로 계속 이어질 확률도 있다.
이날 공판 종료 전, 검찰은 경찰이 업무상 배임‧횡령 부분도 들여다보고 있다며 “경찰 내용을 빨리 받아서 다음 기일에는 공소 변경 관련 (언급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호텔 사건 관련, 다음 형사 공판 일정은 2월 1일 오전10시다. 재판부는 시행사 실사주 K씨의 구속만기 시점이 2월 말경임을 감안해 2월 22일 기일도 미리 공개하며 사건 종결 가능성을 언급해 향후 재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5월 31일 군이 시행사 실사주 등을 형사 고발할 당시 혐의는 ‘업무상 배임 및 횡령’이었고 그에 따라 피해자는 ‘시행사’로 명시되어 있었지만 이후 수사 단계에서 혐의가 사기로 변경됐고 검찰의 기소내용도 사기로 유지되며 재판 역시 특경법 상 사기죄를 가리기 위해 열린 상태다. 지난해 9월부터 열리고 있는 재판에서 공소장 변경을 염두에 둔 발언들이 여러 번 나오기도 했지만 검찰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단계에서 공소장 변경(사기→배임·횡령)을 하는 건 무리라는 취지의 입장(지난해 12월 14일)을 내놓기도 했다.

[사기죄: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불법한 이익을 취득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배임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를 저버리고 불법행위를 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임무를 맡긴 사람에게 손해를 입힘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