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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 후보자 토론회 돋보기] 인구감소·지역소멸… 김 “1당 독재도 큰 역할” vs 신 “놀라운 결론, 철회해 달라”

포커페이스 김기태 vs 미소 띤 신성범
신 “윤 정권 조기 종식 발언 변함없나”→김 “그렇다”
“혹시 내가 당선되면…” 보좌진 요청 언급한 김→신 “아직 구성 전”
‘깜냥’, ‘감히’, ‘오만’…직언 쏟아진 토론회
일해공원 두고도 설전
김 “대한민국 이슈” vs 신 “군 내에서 해결할 문제”

지난 3월 29일, 거창군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 선거구 토론회(MBC경남)에서 기호1번 더불어민주당 김기태 후보와 기호2번 국민의힘 신성범 후보가 날선 신경전을 벌이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특히 김기태 후보가 최근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 선거구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되어 온 흐름에 대해 ‘1당 독재’라는 비판과 함께 인구 소멸 문제와 연관 짓자 신성범 후보는 “그런 놀라운 결론은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본격 토론에 앞서 각 후보들이 밝힌 ‘출마의 변’ 내용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먼저 발언 기회를 부여받은 김기태 후보는 “36년 1당 독재로 지역이 무너졌다. 나라를 살리고 고향을 살리는데 앞장서겠다”며 ‘독재’ 키워드를 던지는 선공을 시작했다. 이어 발언권을 가진 신성범 후보는 “지역 소멸 위기를 앞장서서 막아달라는 민심이 이 자리에 앉게 했다”며 ‘민심’ 키워드를 강조했다.
지역 현안 핵심 과제인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해결방안’을 두고 펼친 본 토론에서도 ‘1당 독재’ 발언은 이어졌다. 신성범 후보는 특히 합천을 예로 들며 “쌍책면의 경우 1200명 인구 중 670명이 65세 이상이다. 저출산 고령화를 막을 순 없지만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역으로 실버 사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후보의 발언을 들은 김기태 후보는 “우리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다른 곳보다 발전이 뒤처졌다”며 “특히 경쟁이 사라진 1당 독재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기태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이른바 ‘보수 텃밭’으로 각인되며 이어져온 정치적 특성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이어진 주요 공약 발표 시간(2분)을 통해 핵심 공약들을 소개했다. 먼저 김기태 후보는 ‘국민행복기본법’이 1호 공약인 점을 강조하며 인구 소멸 지역을 등급별로 나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4군 3산(지리산, 덕유산, 가야산)을 이용한 관광산업 육성이 두 번째 공약이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는 농촌 지역임을 감안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체를 아우르며 농민에게 도움 되는 농업 관련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합천 양수발전소 등을 기반으로 한 RE100 산업단지 도입을 비롯해 각 군별 지역 특성(4개 고속도로와 2개 철도 교통망 연관)을 살린 ‘항공, 전기차, 드론, 에너지’ 도시 육성이 첫 번째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 키즈 카페와 공교육 지원센터 건립 등 교육 여건 강화 방안을 언급했고 4개 군 관광벨트 조성으로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공약도 소개하며 2분 발표 시간을 마무리했다.

서로 상대 공약 두고 ‘현실성 없다’ 맹공

두 후보의 공약 발표 직후 이어진 검증 시간은 한 후보가 다른 후보에게 질문하는 식의 주도권 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두 후보 모두 상대 공약에 대한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먼저 신 후보가 김 후보의 공약인 지방 의대 유치 문제를 두고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는 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는 설계에 문제가 있다며 “(내가)공약으로 제시한 1~3차 의료기관과 연계한 의대가 충분히 일정부분 들어올 수 있다고 판단 한다”고 맞섰다. 의대 유치 관련 해 신 후보의 ‘현실성’ 문제 지적이 계속되자 김 후보는 정부 사업 현실성 문제와 결부시키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김 후보가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올해 착공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윤 정부 재검토 지시가 있어서 될지 안 될지 모를 상황”이라고 언급하자 신 후보는 “남부내륙철도로 가지 마시고”라고 했고 김 후보는 “답변을 하다보니까”라고 말하며 ‘오디오’가 순간 겹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남부내륙철도 사업에 대한 두 후보의 견해 차이가 확실히 드러났다. 김 후보는 “(재검토 결정 관련) 어떻게 보면 이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현 정부의) 의도”라고 말했고 신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하려고 한 걸 이번 정부가 안하려고 한다는 건 지나친 견강부회(牽強附會)”라며 격돌했다.
이어 펼쳐진 김기태 후보의 신 후보 향한 검증도 만만치 않았다. 김 후보는 신 후보가 내세우는 5대 목표와 30대 추진 과제가 4년 임기 동안 완성되면 네 개 군 모든 군민들이 부자가 될 것이라며 역시 현실성 문제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신 후보의 30대 추진 과제 중 스마트팜 농장 건설 관련해선 신 후보가 토론 과정에서 나온 자신의 발언을 바로 잡기도 했다. 신 후보가 “대도시의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하자 김 후보는 “농업 전공자들이 스마트팜을 운영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며 “방황하는 젊은이라는 표현이 안타깝다”고 했다. 신 후보는 “표현이 잘못 나간 것, 의지가 있는 젊은 사람들을 표현하려 한 것”이라며 발언의 의미를 다시 고쳐 잡았다. 김 후보가 신 후보의 공약이 좋은 공약이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취지를 강조하자 신 후보는 “높이 평가해 줘서 감사하다”면서도 “특정 정당 독점 때문에 지역 인구 소멸이 됐다는 놀라운 결론은 철회 해주길 바란다”며 속에 담긴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탄핵하겠단 말?”→ “총선 후 가닥 잡힐 것”

두 후보는 이어진 서로 간 자질 검증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양당의 성향을 분명히 했다. 먼저, 신 후보가 김 후보에게 “(출마 회견 시)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이라고 말 한 것에 대해 변함이 없냐”고 묻자 김 후보는 “그렇다”라고 단호하게 답하자 신 후보는 “탄핵을 하겠단 거냐 끌어내리겠다는 거냐”라고 재차 물었고 김 후보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국민적 요구도 있고 총선 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깜냥’, ‘오만’… 직언 쏟아진 토론회

토론이 후반부에 접어들자 정치 이력을 두고 기 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신 후보가 김 후보의 지난 공직선거이력을 거론하며 “합천에서만 다섯 번 출마했는데 (이번 총선에)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 네 개 군의 정치적 대표자를 한번 해봐야겠다는 건 언제부터 생각하고 준비한 건가”라고 묻자 김 후보는 “지금 질의가 합천에서 활동한 사람이 네 개 군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 ‘깜냥’을 지적하는 것 같은데 그런 오만의 말씀은 접어 두라. 합천에서만 출마했다고 해서 국회의원에 나와선 안 된단 뉘앙스의 발언은 감히 해선 안 될 발언”이라고 다소 격양된 어투로 말하자 신 후보는 “자격 여부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나 유권자가 판단하는 것”이라며 질문 취지를 다시 설명했고 김 후보는 “지역에서 활동하다보면 관계망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치적 입장이 성립되는 것, 두부 모 자르듯이 언제 입장 정리해서 언제 출마 결심했냐고 물으면 상당히 갑갑하다”고 말했다.
이후 주도권을 가진 김 후보 역시 신 후보의 정치이력을 꺼내들었다. 김 후보는 19대 대선 당시 자신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고 신 후보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를 지지했다며 ”자꾸 정당을 바꾼 이유가 뭔지 설명해 달라“고 하자 신 후보는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뒤 ”당적 변경은 단 한번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일해공원 두고도 설전…

합천 출신인 김 후보는 ‘일해공원’ 명칭에 대한 질문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이 온당하다고 보냐”고 신 후보에게 물었고 신 후보는 “합천군의회에서 결정하고 군내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일해공원은 합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첨예한 이슈”라며 “합천군만의 문제로 표현하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도 두 후보의 음성이 겹치는 등 의견차가 있었지만 김기태 후보가 주도권을 가진 순서였던 관계로 김 후보의 발언 위주로 이어졌다. 김 후보는 “일해공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를 딴 것인데…사실 대통령도 아니다. (신 후보가) 일정정도 방어를 하려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도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일해공원 명칭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신 후보는 “충고 감사하다”고 짧게 대답했다.

김 “혹시 내가 당선되면…”

이밖에 ‘당선’을 가정한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가 신 후보와의 최근 ‘산청’ 조우 시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보좌진은 다 짰냐”고 묻자 신 후보는 웃으며 “아직 짜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어 “농담도 했었죠. ‘보좌진을 짰다면, 혹시 내가 당선되면 난 보좌진 준비도 못했으니 그 보좌진을 내게 보내줄 수 있느냐’ 라고 여쭤본 적도 있죠”라고 말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상대 후보의 허점을 지적하고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하는 후보자 토론회 성격 상 이 같은 언급을 꺼낸 것은 뼈가 있어 보인다. 사실상 이미 구성된 보좌진이라고 해도 선거 결과에 따라서 정치적 성향이 다른 당선자를 보좌하기 위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극히 낮다. 김 후보의 이날 발언은 ‘보좌진부터 구성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취지의 지적을 하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 후보는 그간 ‘보수당 공천=당선’은 몰라서 하는 말, ‘따 놓은 당상’ 등 당선을 예측하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투표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 시간여 진행된 토론회 동안 신성범 후보는 가끔 미소를 지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반면 김기태 후보는 시종일관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한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는 1만 4259곳으로 확정됐다. 중앙선관위는 층간 이동이 어려운 선거인이 투표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1층 또는 승강기 등 설비 시설을 최우선으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nec.go.kr)와 정책공약마당(policy.nec.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전투표는 4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실시되며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