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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사건] 군·군의회 알선 대가 7천만 원… 시행사 K 씨 “공소사실 모두 인정”

검찰 “K 씨 부탁받은 A 씨, 실시협약·심의의결 성사 목적 금품 수수”
언론인 A 씨 측 “돈 받은 건 인정, 검토 시간 달라”
군, 실시협약 체결 3개월 뒤 550억 원 PF 대출 자금조달계획 승인
군·군의회 친분 있었다는 A 씨…영향력 실체는?
같은 호텔사업 두고 포기한 민선8기 vs 추진한 민선7기
또다시 제기되는 호텔 추진 배경 의혹…A 씨 입 통해 밝혀지나

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사건(호텔 사건) 관련, 군과 시행사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A 씨의 재판이 지난 4월 18일 거창지원 제1호 법정에서 열렸다. 공소사실상 A 씨가 시행사 실사주 K 씨로부터 받은 알선 등의 대가는 총 7천만 원이다. K 씨가 A 씨에게 거금을 쥐어주며 청탁한 사안들은 사실상 550억 원 규모의 PF 대출이 성사되기 위한 주요 절차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있을 공판 과정에서 당시 군과 군의회를 상대로 A 씨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또 대가로 받은 7천만 원의 사용처가 공개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재판은 A 씨가 구속 기소된 이후 K 씨 등의 배임죄를 다투는 사건과 병합됐으며 이로써 K 씨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추가됐고 A 씨는 부정청탁 위반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등 두 가지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이날 공판엔 A, K 씨만 출석했으며 K 씨와 공모(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시행사 측 관련 인물 B, C 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군 수뇌부 및 군의회 의원과 친분이 있는 언론인 A 씨가 시행사 실사주 K 씨의 부탁을 받고 군과 시행사간 실시협약(MOA) 체결, 군의회의 공유재산 심의의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대가로 7천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가 피고들에게 공소사실의 인부를 묻자 A 씨 측은 “돈을 받은 건 인정한다…수사기록을 다 검토 못한 상태”라며 시간을 달라는 취지로 입장을 전한 반면 K 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공판에선 실제 알선 과정과 대상 등 자세한 경위와 내용 등은 공개되지 않고 공소사실 인부 의견 위주의 문답 이후 종료됐다.
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조성사업 진행흐름을 살펴보면, 3년 전인 2021년 5월 군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최종 가결[합천영상테마파크 추가 숙박시설 공유재산 관리계획(취득)] 이후 4개월 뒤인 9월 7일에 군(민선7기)과 시행사 간 실시협약(MOA)이 체결됐으며 군은 군의회 동의 절차를 거친 후 같은 해 12월 8일 550억 원 규모의 PF 대출 자금조달계획을 승인했었다.
호텔 조성사업 진행흐름과 검찰 공소장 내용을 접목시켜보면, 2021년 당시 PF 대출이 성사되기 위한 주요 절차에 A 씨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군과 시행사 간 체결된 실시협약에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물론 군의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어 대출 실행에 핵심 서류로 작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 20일 배포된 군 브리핑 자료

부정청탁 관련된 첫 공판부터 K씨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등 알선 윤곽이 드러나자 대가로 지급된 ‘돈’의 흐름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A 씨가 K 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군과 군의회를 접촉한 게 사실이라면 7천만 원이란 거금이 A 씨 주머니에만 들어갔겠냐는 의혹과 함께 A씨를 응대한 인물 실명과 상세 사용처 등이 A 씨 입을 통해 전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어질 공판에서 피고 심문이 진행되면 A 씨의 구체적인 알선 과정과 내용이 공식적으로 알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공무원 신분이 아닌 언론인 A 씨 입장에서 알선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는지도 관심사다. 다시 말해 돈만 받고 ‘먹튀’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사기죄도 성립할 수 있다. 현행법상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면서 기망하고 금품만 교부받았을 때엔 사기죄도 성립될 수 있지만 A 씨는 현재 사기 관련 혐의는 적용되지 않은 상태여서 경중을 떠나 알선 관련 구체적 정황이 수사 과정에 노출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호텔 사건이 터진 후 복잡한 채무 관계에 엮일 수 있는 상황을 무릅쓰고도 군이 대체사업자를 선정하지 않고 사업포기(PF 대출만기 미연장)를 전면 선언한 배경은 사실상 호텔사업 사업성이 불확실하단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사건이 알려진 후 김윤철 군수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피해를 가장 최소화하는 방안이라 판단했다”며 “관련 기관 및 전담변호사 자문 결과와 향후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군 직원은 시행사 측의 사업비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들며 “사업타당성 불확실”을 거론하기도 했다. 군 측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시행사 측이 사업비 증액과 공기 연장을 요구해왔고 불가 통보 후 시행사 실사주 K 씨가 잠적하며 현재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호텔사업을 두고 공교롭게도 A 씨가 거론되는 민선7기는 추진, 민선8기는 포기한 셈이다. 2021년 당시 군의회는 군수(문준희) 제출 호텔 관련 공유재산 관리계획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했고 군은 대형 호텔사업 관련 이력이 전무한 민간기업과 유사시 수백억 원에 달할 수 있는 ‘손해배상 책임’ 문구까지 적힌 실시협약을 체결했었다. A 씨 등장과 더불어 당시 호텔사업을 추진한 배경에 대한 의혹이 또다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K 씨 등의 배임 사건과 병합되며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A 씨가 K 씨 母사건(특경법-배임)까지 연관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기적으로 볼 때 A 씨가 받고 있는 알선수재 혐의 등은 2021년 당시 K 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호텔사업 관련한 절차를 유리하게 하려 했다는 것이어서 母사건 K 씨 범행(배임)에 직접 가담했다고 보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알선 과정에 역할을 했다 해도 사업 의도 및 성패 여부까지 사전에 모두 판단했다고 단정 짓긴 힘들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특정 군공무원과 군의원이 거론되더라도 당시 절차상 편의를 봐줬을 뿐이라며 母사건(배임)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이 나올 여지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백억 원이 손해배상으로 지출될 수 있는 희대의 사건이 된 만큼 군 혹은 군의회의 ‘봐주기‘가 드러난다면 그것만으로도 법적 책임과 함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시행사 실사주 K 씨와 연결고리 A 씨의 다음 공판 일정은 5월 9일(창원지법 거창지원 제1호 법정)이다. 한편, 지난 4월 18일 열릴 예정이었던 민사재판(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원고 합천군, 피고 금융사 등)은 5월 23일로 미뤄졌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