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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봄날의 동창회 – 노덕경 수필가

산 넘어 봄바람이 온다. 하늘은 맑고, 산천은 파란 새싹이 돋더니, 꽃들이 피어난다. 계절이 아름다운 오월, 봄이 익어간다.
계절의 여왕 오월을 손꼽아 기다린다. 해마다 오월 둘째 일요일에 중학교 총동창회가 열린다. 동기들이 총동창회에 많이 참석도록, 동기동창회 모임을 전날 토요일, 고향에서 만난다.
교정을 뛰놀던 동기들이 졸업하고 청운의 꿈을 안고, 교정을 떠 난지 육십갑자도 지났다. 먹이사슬을 따라 객지로 뿔뿔이 해어졌다. 이제는 나름대로 경향 각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동기들이 학창 시절의 추억을 가슴에 담고 해후하는 날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배고프고 어렵게 생활한 청소년 시절, 공부하던 때를 잊지 못하고, 가슴속에 늘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동기들이 청운의 꿈을 위해, 합천 동부 5개면에서 산 넘고 물 건너 등굣길은 책가방이 귀한 시절에 책과 도시락을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둘러메고, 뜀박질하면 필통이 구르는 소리가 “딸그락딸그락”했었고, 냄비 도시락의 김칫국물이 흘러, 책에 스며들었던 이야기, 그래도 공부하면 희망의 꿈을 싣고 휘파람을 불며, 고갯길의 산새 소리, 솔바람 소리, 들판의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뛰고 뛰어 등교했었고. 하굣길은 느긋하게 개구쟁이 짓하느라 두세 시간이 걸렸고, 배가 고파, 인접 채소밭과 과수원에 서리를 하여 배 채우고, 때로는 주인한테 발각되어 삼십육계 도망치기도 했었다.
한창 성장하는 사춘기 시절의 추억이 가슴속에 많이 남아있다. 어느 선생님이 자신의 개성을 발견하고 칭찬해 주며 좌우명을 준 이야기, 숙제 안 하여 교실 뒤에서 의자 들고 벌 받았고, 때로는 단체 기합 받았다는 이야기, 어느 남학생이 여학생을 좋아해 짝사랑했다는 친구, 숙맥이라 연애편지를 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누구와 연애한다는 이야기 등, 밤을 지새우며 그 시절의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그때는 친구가 좋아 서로 의지하며, 떨어져서 못 살 것 같아, 밤낮으로 붙어 다녔고, 수다로 밤을 지새웠고, 때로는 힘자랑하며 바지를 잡고 씨름도 하고, 이겼다고 환호성을 지르는 친구, 바지가 찢어져 울상이 된 친구, 구경하는 친구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했었다.
해마다 동기회는 학창 시절의 이야기로 밤새우고, 일부는 노래방에 가고, 일부는 고스톱하고, 이튿날, 총동창회가 열리는 날, 중학교 운동장 입구에서 주관 기수들이 선배들을 맞이하고, 태를 묻고 자란, 한 마을에서 함께 뛰놀던 동내 선·후배들과 만남이 세월 탓에 몰라볼 정도로 변했고, 서로 통성명하고 나면, 누구의 자제이고 형이고 동생이 밝혀진다.
체육관에서 총동창회, 선·후배들의 만나 안부를 주고받고, 총회가 열리고, 만남의 축배와 오찬이 있고, 노래자랑과 함께, 즐거운 하루, 회포를 풉니다.
다음 해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쉼 없이 가는 인생 선·후배와 좋은 해후가 되고, 서로 떨어져 실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살맛나는 삶이 되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