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전적지와 평화전망대를 방문하고
권해조
논설위원
지난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어느 학회(學會) 회원으로 강화도 전적지와 제적봉(制赤峰) 평화전망대를 방문하였다. 아침 8시에 서울양재에서 준비된 버스에 탑승하여 88올림픽대로와 김포를 경유하여 강화도에 도착하였다.
강화도는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곳이다. 강화도는 강화 본섬과 교동도, 석모도, 미법도, 서검도, 불음도, 주문도, 서도, 말도, 동검도 등 10여개의 섬으로 되어있다. 육지인 김포와는 강화대교, 강화 초지대교 2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주요관광지는 사적 135호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472m)과, 전등사와 석모도에 있는 보문사가 있으며, 강화 역사박물관, 고려궁지, 고인돌 공원, 화문석 문화관 등이 있다.
강화도 지도를 보면 김포와 강화도 사이에 흐르는 염화강(강화해협) 주변에는 유명한 격전지였던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를 포함하여 관측소 역할을 했던 많은 돈대가 있다. 강화해협에는 덕진돈대, 용두돈대, 오두돈대, 화도돈대, 용당돈대, 갑곶돈대, 월곶돈대 등이, 섬 북쪽에는 숙룡돈대, 천진돈대, 철북돈대, 의두돈대, 북장곶돈대, 구등곶돈대 등이, 서편에는 광암돈대, 무태돈대, 망월돈대, 계룡돈대, 심암돈대, 망양돈대, 건평돈대, 굴암돈대, 장곶돈대, 북일곶돈대 등이, 남쪽에는 미곶돈대, 송곶돈대, 분오리 돈대, 택지돈대 등이 있다.
방문일정은 오전에 대표적 격전지인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와 전쟁박물관을 보고, 오후에는 최서단 비무장지대에 있는 제적봉 평화전망대를 방문하였다. 제일먼저 도착한 곳은 초지대교를 건너 초지진(사적 225호)에 도착했다. 초지진은 해상으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1656년(효종 7년)에 구축한 요새다. 1866년(고종 3년) 9월 천주교 탄압을 구실로 침입한 프랑스 극동함대, 1871년(고종 8년)4월에 통상을 요구하며 내침한 미국 로저스함대, 1875년(고종 12년)8월에 일본군함 운양호와 치열한 격전을 벌린 곳이다. 특히 운양호 사건으로 1876년(고종13년) 일본의 강압에 의해 강화도조약(병자수호조약)이 채결되고 인천, 원산, 부산항을 개항하고 우리나라 주권상실의 계기가 되었다.
다음은 덕진진(사적 226호)을 찾았다. 조선시대 강화해협을 지키는 요충지로 1866년 병인양요 때 양헌수 장군의 부대가 밤에 이 진을 통하여 정족산성에 들어가 프랑스 군대를 격파했다. 남쪽 덕진돈대 앞에 1867년(고종4년) 흥선대원군 명의로 세워진 경고비에는 ‘어떠한 외국 선박도 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쇄국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은 광성보(사적 227호)를 방문했다. 고려가 몽골의 침략을 대비하기위해 강화 천도 후에 돌과 흙으로 길게 쌓은 성이다. 1658년(효종9년) 강화 유수 서원이 광성보를 설치하고 1679년 석성(石城)으로 축조하였으며 1871년 신미양요 때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였다. 미국 로저스가 통상을 표방하면서 아세아 함대를 이끌고 1.230여명의 병력을 상륙시켜 초지진, 덕진진을 점령 후 광성보에서 백병전을 전개하였으며, 당시 어재연 장군이하 용사들이 용감히 싸우면서 장렬히 전사한 곳이다. 지금은 20여만 평의 자연공원을 조성하여 주위 광성돈대에는 당시 사용했던 대포들을 전시하고, 용두돈대 중앙에는 강화전적지 정화기념비가 세워져있다. 근처에 어재연 장군과 수비군의 장렬한 순국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쌍충비각과 순국무명용사비가 세워졌고, 그 옆에는 전사자들을 7기의 분묘에 합장하여 순절을 기리고 있었다.
다음은 갑곶돈대(사적 306호)와 돈대내 전쟁박물관을 방문하였다. 갑곶돈대는 고려가 1232년부터 1270년까지 강화 천도이후 강화해협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요새 이였다. 당시 적병을 막기 위해 철조망과 같은 역할로 성벽 밑에 탱자나무를 심었으며, 현재까지 살아있는 400여년의 수령나무가 천연기념물 78호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13세기 고려 금속활자 인쇄기술을 발전시킨 고장으로 금속활자 중흥비와 조선시대 선정을 베푼 유수, 군수들의 선정비와 금표(禁標) 등 비석군이 있었다.
전쟁박물관은 2층으로 제1전시실은 선사시대에서 삼국시대, 2전시실은 고려시대, 3전시실은 조선시대, 4전시실은 근현대로 구분하여 당시 전투상황과 사용했던 각종 무기를 전시하였으며, 이곳을 방문하여 지난 역사속의 강화도의 전란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오찬을 하고 오후에는 제적봉 평화전망대를 방문하였다. 이곳은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민통선 북방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 서쪽 전망대로서 남한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북한의 마을과 주민의 생활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3층 조망실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강화만 바다건너 예성강이 흐르고 좌측으로는 황해도 연안군과 배천군의 넓은 연백평야가 있고, 정면에 개풍군과 개성이 보이고, 우측으로 임진강과 한강이 합류하는 지역까지 볼 수 있었다.
군 재직 시에 서쪽 도라 전망대로부터 동쪽 간성 통일전망대 까지 군사분계선 전 지역을 두루 방문하였고, 특히 서해안지역도 백령도, 연평도와 김포반도 애기봉, 파주 통일전망대 까지 방문했지만 이번 강화 평화 전망대를 방문하여 새로운 안보현실을 절감(切感)했다. 짧은 일정이었으나 옛날 고려천도와 조선조 병인양요 등 외침의 고초를 겪은 역사의 현장과 지금도 강화만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대치한 조국의 현실을 보면서 다사한번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