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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 (1) 남정강 – 김해석

덕유산 머리 푼 물이 천 년을 흘렀어라
산허리 돌고 돌아 삼백 리 긴 여정을
하늘빛 닮아 흐르리 낙동강 이르기까지

흐르며 살 운명 영어(囹圄)로 멈춘 세월
그 욕망 심연에 묻고 무심으로 삭였기에
그 옛날 명사십리 잡초밭으로 변했나

은모래 맑은 물살에 비늘 차던 은어 떼
긴 나래 접고 서서 휴식하던 황새 떼
모두가 떠나가 버린 허허로운 남정강

손국복 시인의 시평

남정강(南汀江)은 합천읍 앞으로 흐르는 황강(黃江)의 본류다.
시인은 남정강 가에 살면서 은모래 밭에 뒹굴고 은어 때 쫓던 유년의 추억과 계절의 바뀜, 꿈을 키우던 기억을 남정강이라는 시조로 잘 표현하고 있다.
합천댐이 생기고 강변 둔치엔 축구장, 파크 골프장, 생태 공원이 들어서면서 남정강의 형태가 많이 변하였지만 합천인의 마음 속 한결같은 고향임은 분명하다.
작고한 지가 벌써 15년을 지나는 현 시점에서 작가의 시는 굽이굽이 흐르는 남정강처럼 오래도록 회자되고 유장하게 흐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