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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쳐야 나라가 바로 선다 – 이호석 수필가

지난 3일 저녁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였다가 서너 시간 만에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청안이 의결되어 해제하였다. 이날 계엄 선포를 두고 위헌, 위법이라며 떠들고 있고 이를 빌미로 국회에서는 대통령 탄핵 절차를 밟고 있어 정국이 매우 혼란스럽다.
계엄 조건에는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사회 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곤란할 때 대통령이 선포한다고 되어 있다. 위법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은 그런 사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좁은 생각으로는 위법인지 아닌지 조금 혼란스럽다. 국회가 국가 운영의 근간이 되는 법을 경시하고 마음대로 입법과 특검, 탄핵을 남발하면서 우리의 체제와 사회 질서를 크게 문란케 하고 자기들의 과다한 특혜와 특활비는 최소한의 금액이라며 그대로 존치하면서 공무원들이 공무수행에 필요한 활동비는 전액 삭감하는 등 국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을 정도로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행위는 아무런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적용할 법이 없다면 위와 같은 정치 상황을 매일 같이 보면서 국민이 받는 스트레스나 불안을 안고 살면서 받는 마음의 상처는 알고나 있는지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정치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이번 계엄령은 뜬금없고 잘못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국회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특검과 탄핵을 내세워 대통령이 자기의 포부와 정치 철학을 펼치며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있으니 오죽했으면 이런 큰일을 저질렀나 싶어 연민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이번 사건으로 우리나라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이 계기가 나라의 흥망에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지만, 모든 것을 국운(國運)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되고 우리나라가 건국되면서 1948년 7월17일 제정한 헌법에는 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크게 잘못하였을 때는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게 하였고, 입법부의 횡포로 국정 운영이 어려울 때는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을 발동할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1987년 10월 29일 법 개정 시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없애버렸다.
당시 법을 이렇게 개정한 것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 막강하게 작용하여 입법부나 사법부의 기능이 예속될 정도로 되어 있던 상황이라 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국회 해산권을 없애 버린 것 같은데 이것은 크게 잘못한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의 입법부는 어떠한 횡포를 하거나 잘못을 저질러도 아무런 통제 수단(법)이 없다. 이것은 독재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방적인 법이 아닌가 싶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은 모두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이다. 국회의원은 한 지역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이고, 대통령은 전 국민이 직접 뽑은 사람이다. 한쪽은 잘못이 있을 때 탄핵으로 해직시킬 수 있고 한쪽은 아무런 통제 수단이 없다는 것은 삼권 분립에서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너무나 불공정한 것이다.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정도를 지키며 나라가 바로 선다.
국회의원들은 무한한 입법권으로 온갖 특혜와 기득권만 늘이고 있어 많은 국민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지만, 소귀에 경 읽히다. 국회의원들이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특혜를 줄이고 국회가 크게 잘못할 때도 국민으로부터 회초리를 맞는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 이어가게 해야 하는 게 옳은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큰 착각을 하는 사람들 같다. 국회의원직은 한순간이고 국가와 국민은 영원한 것이다. 그 한순간의 달콤한 권력과 특혜를 조금이라도 오래 누리려고 발버둥 치며 직분을 망각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 많아 국민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다.
1987년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없앨 때, 당시 국회의원들은 쾌재를 부르며 크게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정계에서 은퇴하여 살고 있는 지금에서 일방적인 입법부의 횡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정치는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수록 중앙정치나 지방정치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이는 정치인들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패거리 정치에만 연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모든 선거직 공직자 중에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선거 때가 되면 국민을 하늘같이 받들 것처럼 굽신거리지만 당선만 되면 금방 180도 달라진다. 대다수가 속으로는 항상 우월감을 가지고 국민은 뒷전이고 자기들의 기득권 늘이기와 다음 공천에만 연연하면서 크게 실망을 준다.
정치가 국가 발전과 국민의 삶에 즐거움과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제발 국민이 정치판을 보고 불안해하고 걱정하지나 않도록 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