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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 (7) 회향곡(懷鄕曲) – 송귀영 시인

호수를 둘러업고 달을 띄운 높은 하늘
황매산 품을 열고 호리병(毫釐甁)의 입구 지나
옛 꿈을 꾸던 고향집 동심마저 떠나갔다.

동화 속 병목(甁鶩)마을 지명조차 잊어버린
뻐꾸기 울음소리 아스라이 듣던 기억
할미꽃 하얀 백발로 안부조차 서먹하다.

바위에 올라 앉아 합천호수 깊이 재며
물속에 잠긴 유년 족적마저 수몰되어
고향을 떠난 발걸음 그림자만 더듬었다.

손국복 시인의 시평|

수구초심이라. 동물도 죽음에 이러 태어난 곳을 그리워한다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고향을 그리워함은 인지상정일 터. 1982년 4월에 착공하여 1989년 5월에 준공된 합천댐으로 인하여 대병면과 봉산면 대부분이 수몰되어 고향집과 문전옥답을 버리고 이주해야하는 아픔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대병 출신이라 수몰된 고향을 그리워하는 절절한 향수를 합천호 주변 바위에 앉아 추억을 떠올리고 있다. 황매산, 병목마을, 뻐꾸기 울음소리, 하얀 백발 할미꽃, 그 모두가 서려 있는 유년의 추억조차 물속에 잠겨버린 현실을 통탄하며 추억의 그림자만 더듬고 있는 회향의 슬픔이 독자들의 가슴을 저미고도 남는다. 송귀영 작가는 중앙일보에 시조, 국제신문에 시가 당선되어 이십여 권의 저서를 펴내고 현재 서울에서 맹렬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문단의 중견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