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11) 초대 – 이영성
술 한 잔 하고픈데
같이 마실 사람 없네
그대 행여 짬이 나면 이승에 다녀가게
모두 다 저승에 가 있으니
무거운 잔 혼자 드네
달 밝고 별이 총총
강가에 나왔는데
절 뒷산 뻐꾸기가 왜 혼자냐 웃어 우네
타향도 고향 된다는데
아무라도 오소 그려-
손국복 시인의 시평|
이영성 시조시인이 타계하였다. 향연 팔십 세.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 농대 대학시절 개천예술제 2년 연속 장원, ‘시조문학’으로 소년 등단하여 중앙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다. 중년 이후 합천고, 초계고 교사로 직장을 옮기면서 근 30년을 합천에 살면서 조용한 문학 활동을 전개하였다. 퇴직 후에도 예체능 등 다방면으로 교류하면서 깊이 있는 단시조의 향기를 선보여 왔다.
운명의 시간을 예측했음인가 “초대”의 작품 속에는 쓸쓸한 인생의 회한이 묻어난다. 술 한 잔 같이 하고픈 벗들은 하나 둘 떠나가고 함벽루 난간에 홀로 앉아 술에 취해보나 잔은 무겁고 연호사 뒤편 매봉산 뻐꾸기 울음만 처량하다. 타향도 정들면 고향 된다는데 임종의 순간까지 합천에 살면서 문학예술의 깊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떠난 우리 시대 진정한 은일문사 농파 이영성 시조시인.
부귀와 명예는 관심 밖이었고 오직 문학 하나 가슴에 품고 丹心으로 살다간 거룩한 시인이여—길이 빛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