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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13) 달항아리 – 이장우

온 하늘 다 돌아
하얀 보름달 하나 내려앉았다
이지러지기 서러워
등근 항아리 되었다

가슴인지 엉덩이인지
한 무더기로 고이 빚은 푸짐한 몸매
박속 같은 조선 여인
살빛 속치마마저 벗어던졌다

가느다란 마음으로
목구멍을 들여다보지만
알 수 없어라
하얀 달 깨어보기 전에는

들리느니,
오직 바람이 구름 끌고 가는 소리
큰 강물 흘러가는 소리
마음 한 편 지는 듯 슬며시 피어나는
박꽃 한 송이.

손국복 시인의 시평|

보름달의 색깔은 박꽃이요, 모양은 백자 항아리다.
시골에 살거나 도회에 살거나 보름달은 아직도 우리에게 포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순백의 모정이다. 작가는 시 속에서 박속같은 조선 여인으로, 마음 한 편 슬며시 피어나는 박꽃 한 송이로 보름달을 떠올리며 고향의 밤하늘을 회상하고 있다.
달을 두고 동서고금 숫한 문객들이 사색하거나 또는 풍류를 즐기면서 글감으로 불러와 작품을 남기거나 달을 소재로 그림이나 음악을 완성한 예술가도 허다하다. 그만큼 인간과 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위대한 우주의 결속이다.
합천 야로 출신인 이장우 시인은 <자유문학>으로 등단 후 한국문인협회 이사, 현대시인협회 회원으로 현재 <재경 합천문학회> 회장을 맡아 출향 문인들의 우의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