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론마당(오피니언)

해 동무

변명규

한 해가 산마루에 걸렸다. 모두들 아쉽다는 말이 흘러나올 때인 것 같다.
하지만 아쉽다고 얼른 뚱땅 넘어갈 것이 아니고, 올 한 해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뭔가 마음의 그물에 걸려드는 것이 있을 것이다. 가족, 친구, 모임 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적, 인위적인 환경 등에서 하루도 그냥 넘어간 날은 없을 것이다. 바쁘게 살았든, 여유롭게 살았든 나름대로 좋은 일, 나쁜 일, 보람된 일, 힘들었던 일, 행복했던 일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도 2015년의 여정에 자리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 해가 아쉽다고 한다. 하지만 가는 세월을 아쉽다고만 하지 말고, 올 한 해의 발자취를 주어모아 내가 아끼는 예쁜 상자 속에 차곡차곡 넣어두자. 그 중에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가장 보람을 안겨 준 것, 가장 행복했던 것 등은 특별히 곱게 손질하여 넣어두면 어떨까한다.
나는 금년에도 참으로 바쁜 한 해였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모임에 잘 안 나오는 편이다. 나는 아직 내가 관여한 모임에 빠지지 않고 나간다. 참여자가 적으면 임원들의 성의가 부족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한다. 어떤 때는 모임을 만들 때도 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사람들만이 모이는데 참여자의 숫자를 적게 한다.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여유롭고, 어느 계절이 한가하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 되었다.
또한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수요일 평생교육원에 나간다. 거기는 상당히 고위직에 근무하다 퇴직한 분들이 대부분이라 그 수준이 높은 편이다. 안에서 강의만 듣는 것보다 현장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모아 강의와 현장학습을 윤번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참으로 많은 지역을 순회하면서 우리나라가 정말로 삼천리금수강산이란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꼭 갔던 소감을 사진과 함께 기록하여 남긴다. 그것이 내가 하는 것 중의 큰 보람의 하나이면서 행복의 씨알이 되어 뿌려진다. 훗날 많은 수확을 기약하면서. 나는 그 평생교육원에서 좋은 강의를 듣기고 하지만 나 자신이 일 년 네 번 강의를 한다. 그러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많다. 이제는 그 준비과정을 많이 겪어왔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강의를 마치고 나면 진심으로 좋은 강의라고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강의는 내용, 전달방식, 전달기능, 전달자의 태도, 청자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야 좋은 강의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금년에는 복지회관에서 실시하는 컴퓨터교육에 참가하여 배운다. 처음이라 중급반을 택했더니 8, 90%가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내년 초부터는 고급반으로 갈 예정이다. 이 또한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는 일깨워주고 있다.
금년에는 내 스마트폰의 ‘카톡’도 내 삶의 한 영양소가 되어 주었다. 친구, 동문들, 동향 지인들, 교육원 동문들로부터 많은 내용을 받고 좋은 내용은 전달해 준다.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다. 그런 것들을 읽으면 마음이 넉넉해진다. 한데 맞지 않는 정보도 자주 등장하는데 그런 것들을 확인도 없이 마구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인물, 정부, 제도 등을 부정적으로 비평하는 경우도 있어 불쾌한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내용 그대로가 아닌 나 자신의 재평가와 재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한 해를 보내는 끝자락에서 ‘동행’을 생각해 본다. 지금 내 곁에는 누가 있는지? 내맘 깊은 곳에 누가 있는지…… 나를 떠올려 줄 사람은 누구이고 얼마나 되는지 ……. 그들과 어떻게 동행을 했는지…….
나는 누구에게 어떤 의미의 사람이었으며 어떤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 인생의 삶에서 나도 남들에게 좋은 만남으로 남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이 나오는 대목이다. 처음처럼 오늘도 당신과 인생의 해동무가 되고 싶다. 그리고 주마등처럼 빠르게 달리는 세월과 동행하며 해동무가 되고 싶다.
※해 동무 : 한 해를 동행하는 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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