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 (22) 아버지 – 손영채
금성산 끝자락 한옥 고택
향나무 아래
콩 수확해 맷돌 간다
아버지 얼굴 환한 웃음
손등에 내려 앉은 햇살
뱅글뱅글 따라 돌고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며
익어가는 노을 속 얼굴
주름살마다 삶의 깊은 계곡
두부 한 입 베어 먹으면
입가에 콩꽃 만개하였지요
텅 빈 집에 들어서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숨결 온 몸 스며들어요
콩밭에 잎새들 다 자라건만
다시는 돌아보려 오시지 않는 울 아버지
속눈썹 이슬 속 머물고 있습니다.
손국복 시인의 시평 |
누구나 가슴 속에 고향을 품고 산다. 어머니와 아버지, 형제, 고향 친구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고향 풍경과 겹치면서 더 눈물겹다. 합천 대병 금성산(봉화산)은 악견산, 허굴산과 더불어 대병3산 이라고 하여 그 옛날 봉홧불을 피워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합천호 호수가 한 눈에 펼쳐져 보이는 명산이다. 그 명산 기슭에 작가의 한옥 고택이 있고 그 속에 아버지의 웃음과 눈물의 역사가 스며있음을 시인은 뒤늦게 발견하고 눈물짓는다.
합천 대병 출신의 손영채 시인은 한양대 도시공학부 박사 학위를 받고 그린기업 (주)해승 종합건축사를 경영하고 있는 유망 사업가로 (사)그린환경운동본부 총재직을 역임하였으며 늦깎이로 <문학세계> 신인상 등단 후 <황매산 연가> 등 시집을 내었고 현재 재경 합천문학회회원으로 왕성한 문학 활동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