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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23) 불뫼골 앞선 걸음 – 정은정

산봉우리 어깨 걸고 병풍 쳐 아늑한 골
밤에도 불길 솟아 등골(燈㐔)로 얻은 이름
대가야 튼실한 국력은 철강으로 값했다

돌 속 쇠 골라내어 꽃피운 철기문화
계곡물 필요 요건 역대로 넘쳐흘러
불뫼골 쇠붙이 연장들 앞선 문명 야로(冶爐)여

쇠 달군 풀무질 태풍 골짝마다 광석 찌꺼기
귀한 것 보관했던 창고를 지킨 명예
첨단의 씨앗은 쇠붙이 오늘날에 증언해.

손국복 시인의 시평|

야로(冶爐)하면 연상되는 단어가 화로(火爐)다. 합천 야로라는 지명이 예사롭지 않은데 그 역사와 유래를 보면 불(火)과 관련된 깊은 뜻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가야 시대 합천 야로는 금관가야의 맹주 김해와 더불어 삼국시대 제철 생산의 중심지였음이 최근 역사적 고증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정비사업 추진” 국정과제 추진에 힘을 받아 합천 야로 야철지를 조속히 발굴·복원하여 철의 왕국이었던 가야의 군사·경제적 기반이 된 제철문화의 중심지가 합천 야로였음을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역사적 증언의 중심에 서서 불뫼골, 등골(燈㐔)이라는 고유한 이름을 작품 속에 표현하면서 시인은 고향의 역사를 시로써 재조명 하고 있다.
밤에도 불길 솟아 불뫼골, 등골(燈㐔)로도 불리고 아직도 고향 야로 뒷산에는 골짝마다 광석 찌꺼기가 많이 남아 있는 어릴 적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여 현재 대한민국의 국력이 바로 야로(冶爐) 제철의 바탕에서 출발되었다고 작품을 통해 노래하고 또 강력히 홍보 주장하고 있다.
합천 야로 돈평마을이 고향인 정은정 시인은 현재 부산에 거주하면서도 애향심이 유별난 작가로 2000년 <한맥문학>에 현대시, 2006년 <시조월드>에 정형시로 등단, 시집<진실의 기도>외 다수의 작품집을 낸 중견 작가로 현재 부산사하문인협회장을 맡아 맹렬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