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중년, 삶의 계절을 다시 피워내자 – 강혜원 유전 출향, 할머니 주부 청주곽문종부
*머리글
세상이 달라졌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던 시대에서, 그 숫자마저 찬란한 이력처럼 존중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70세를 ‘노인’이라 부르던 시대는 끝나고 지금은 ‘신중년(新中年)’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80세는 초로의 장년, 60대는 청춘의 연장선이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 이제 ‘나이 듦‘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나이 드느냐’다.
내가 어느 날 되돌아보니 나이가 70을 넘었고 머리도 희끗희끗해졌다. 놀랐다. 매체에서 논의되던 정년연장이니 노인의 기준조정 같은 것에는 무심했었다. 그런데 어느 때 즈음부터 눈길이 자주 갔다. 합천신문도 가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본다.
*나이 듦(신중년)이란
나이에 붙이는 이름만 바뀐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그 나이에 어울리는 ‘매력(魅力)’이 있느냐는 것이다. 매력이야말로 진짜 능력이 되고, 나이 듦의 진정한 품격이 된다. 멋지게 나이가 든다는 건, 젊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빛깔로 빛나는 것이다.
영국의 사회학자 캐서린 하킴 교수는 ‘매력자본(Erotic Capital)’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매력은 단순히 외모가 아니다. 유머, 활력, 세련됨, 그리고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태도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능력이다.”라고 하면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람의 매력’을 자본이라 했다. 나이가 들면 이 자본은 사라질까? 아니다. 오히려 경륜과 여유 속에서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고, 아름다워진다.
*신중년의 실천가지
신중년이란 단지 나이 든 중년이 아니라, 매력을 무기로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렇다면 신중년이 되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우리는 지금부터 멋진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하고 다음의 것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캐서린 교수의 생각에 따라 정리해 본다.
(1) 웃는 얼굴을 가져라.
웃음은 가장 쉽고 가장 값진 매력이다. 어떤 장식도 웃는 얼굴만큼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지하철 경로석이나 공원 벤치에 찡그린 얼굴로 앉아 있는 노인은 이제 매력의 반대편에 서 있다. 일부러라도 웃자.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주변을 밝히는 존재가 된다. 웃음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가장 강력한 매력이다.
(2) 마음에 여유를 가져라.
젊은 세대에게 훈계하듯 말하지 말고, 세상의 변화에 웃으며 손을 내밀자. 나이가 들수록 고집은 줄이고, 유연함을 키워야 진짜 멋이다. 여유는 배려를 낳고, 배려는 신뢰를 만든다. 양보하고 웃으며 넘기는 여유, 그것이야말로 멋진 노년의 상징이다.
(3) 품격을 유지하라.
말 한마디, 걸음 하나, 옷차림과 식사 습관까지 모두가 그 자신의 격을 드러낸다. ‘나이 들었으니 괜찮다’라는 무심함이 아니라, ‘나이가 들었기에 더 단정하게’라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엄(尊嚴)을 위한 예의다.
(4) 사랑이 가득한 마음을 가져라.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얼굴을 부드럽게 만들고, 말투를 온화하게 만든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든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따뜻한 눈으로 보면 세상이 따뜻해져 우리에게 더 따뜻하게 되돌아올 것이다. 편견(偏見)보다는 관용(寬容)을, 증오보다는 사랑을 선택하는 노년은 곧 삶을 관조하는 지혜의 결정체다.
(5) 오늘을 충실히 살아라.
과거는 추억이지만, 거기에 매달릴 이유는 없다. 다가올 미래는 누구에게도 보장되지 않는다. 즉 과거 자랑도, 미래 걱정도 덜어내자. 오직 오늘만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진짜 삶’이다. 오늘 하루,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며 힘껏 살아가는 사람이 결국 가장 멋진 노년의 사람을 만든다.
*맺으며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레나 여사는 “아름다운 젊음은 자연의 선물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그 예술을 완성해 나가는 중이다. 신중년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 삶의 태도다. 이름만 바뀐 신중년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다시 빚는 사람만이 진짜 신중년이 될 수 있다.
이제 선언하자. 우리는 여전히 멋질 수 있다. 아니, 지금이야말로 가장 멋질 수 있는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