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모암계(慕嵒契) 성료
2025년 을사년 모암계(慕嵒契) 성료
영남 유학의 학통 계승한 설암‧현암 부자 학문세계 조명
“성찰과 절의의 정신, 오늘에 되살리다”
합천 대병면 성리 죽전마을 출신 유학자 설암(雪嵒) 권옥현(權玉鉉, 1912~1999) 선생을 기리고, 그의 학문을 오늘에 되새기며 26년째 열리는모암계(慕嵒契) 행사가 지난 6월 7일 부산대학교 인문관에서 열렸다.
올해 모임은 부산대학교 사범대학과 모암계의 공동주최로, 학술 발표와 추모 강연이 어우러진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정경주(경성대 명예교수) 모암계장, 김흥수 부산대 사범대학장, 허호구 단국대 명예교수 등 유림과 학자, 안동권씨 종친회, 지역 유림과 가족 친지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박도균 유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정경주 계장, 김흥수 학장, 권옥현 선생의 손자인 권석근 ㈜세일사 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이어진 학술 발표에서는 백승옥 박사(부경역사연구소 소장)가 “설암 선생을 추모하며 『중용』 구경장을 읽다”라는 발표를, 이새롬 교수(한국국학진흥원)는 “현암 권재성의 삶과 학문”, 채지수 교수(단국대)는 “현암 권재성의 시 세계”를 주제로 각각 발표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설암 권옥현 선생은 근세 기호학파의 유학 전통을 계승한 인물로, 초계의 유학자 추연 권용현(1899~1987) 문하에서 수학하고 부산 금남서당을 열어 수많은 제자를 길렀다. 특히 그는 사서삼경에 대한 깊은 통찰은 물론, 일상의 예(禮) 실천과 시대적 윤리에 천착해 현대 유학의 학문적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생전에는 『설암문집』 18권 6책을 남겼으며, 제자들과 후손들은 2000년부터 매년 6월 모암계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설암 권옥현 선생과 그의 선친인 현암 권재성 선생(1896~1955) 두 부자간의 학문적 깊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함으로써, 영남 유학의 학통과 정신적 유산을 계승하고자 한 뜻깊은 자리였다.
정경주 계장은 “세속에 흔들리지 않고 학문과 삶을 관통한 설암 선생의 정신은 오늘날 더욱 빛난다”며 “모암계가 단순한 계모임을 넘어 현대 유학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학문 공동체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임은 학술 강연과 질의응답, 오찬으로 마무리됐으며, 참석자들은 “유학의 맥을 계승하는 모암계가 지역과 시대를 넘는 학문 공동체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암계는 앞으로도 유학의 본뜻을 되새기고 후학을 길러내는 뜻 깊은 모임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박황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