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33) 황매산 억새 – 김상문
장엄한 노을이 산중턱에 걸렸는데
유연한 몸짓으로 춤을 추는 그대여
봄엔 초록으로 기개충천 하더니
가을엔 은백색 갈아입고 나그네를 유혹하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오케스트라 반주에 춤을 추는 그대모습
나그네 황홀하여 활개를 편다
나그네도
가슴은 갈색으로 물들고
머리엔 은백으로 지혜로우니
한 마리의 억새가 된다.
손국복 시인의 시평|
합천 황매산의 절경은 봄에는 철쭉이요 가을엔 억새다. 최근에는 가야산 보다 황매산을 찾는 내방객이 더 많다. 광활한 황매 고원에 펼쳐지는 철쭉과 억새는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황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늦가을, 해질 무렵 바라보는 은빛 억새의 물결은 끝없는 그리움과 추억의 상징물이다. 은빛 파도의 설레임이다.
합천 가회 출신인 김상문 작가는 소싯적부터 늘 황매산 철쭉과 억새를 보며 꺾으며 유년의 꿈을 키웠으리라.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어우러진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 같은 억새의 흐느낌은 말 못할 고민을 허공에 고백하는 나그네의 독백으로 승천하리라.
현재 부산에서 왕성한 사업가로 또 시와 수필을 겸하여 창작하는 중견 작가로 다채로운 재능을 선보이며 문인들과 교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