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가 만난 합천 사람들(5) 합천에 일본식 붕어빵 장사를 꿈꾸는 오토시 치아키 씨와 아이디어 작품을 만드는 작업실을 갖고 싶은 요오꼬 씨
합천에서 일본식 붕어빵을 소개하고 싶다는 오토시 치아키 씨와 아이디어 작품을 만드는 작업실을 갖고 싶은 요오꼬 씨.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그녀들이 선택한 일은 바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30년이 넘는 시간을 한국에서 살았고, 4남매 등을 낳아 키운 두 분의 이야기는 버스 안에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버스 안에는 두 분의 손님이 남아 있었고, 그들의 소근소근거리는 이야기 소리에 금방 일본 사람인 걸 알 수 있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기자는 “혹시 일본 분이세요?”라고 물었고, 그들은 나누던 말을 멈추고 “네”라며 대답해 주었다.
그때 이후, 기자는 그들의 일본어 수업에 늦깎이 학생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3개월간 진행된 1학기 과정이 끝날 무렵, 수업에 잘 참여하지 못하고 예습과 복습도 부족했음에도 “언젠가는 귀가 열리고 문장이 보인다”며 격려와 배려를 아끼지 않던 두 분 선생님께 인터뷰를 요청했다.
“선생님, 일본어를 가르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라는 물음에 오토시 치아키 씨는 “처음 한국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근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일본어밖에 없었고,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특별히 생각나는 학생이 있냐는 질문에는 “엄마랑 싸웠다고 고민하던 중학교 학생과 같이 피자 먹으러 갔던 일이 생각나네요. 이젠 그 친구가 고등학생이 되었어요. ㅎㅎㅎ”라며 엄마 같은 따뜻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 웃어주던 요오꼬 선생님에게 “한국에 사시면서 어떤 꿈이 있으세요? 그동안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희생이 뒤따랐을 텐데, 본인의 삶에 대한 앞으로의 꿈. 본인이 하고 싶은 거요… 있으세요?”라고 묻자,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셨는지 한동안 생각하시고는 “브라질 아마존 강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그냥 자연과 함께 있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아마존 강?’ 뜻밖의 답변에 다시 한번 현실적인 꿈은 없냐고 묻자, “작업실 갖고 싶어요. 노래도 만들고 나무로 책상도 만들고 헌 옷으로 가방도 만들고 싶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선생님은 아티스트시네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뭔가 하면 잘하시겠어요!”
치아키 선생님에게도 “현실적으로 하고 싶은 거 없으세요?”라고 묻자, “저 일본식 붕어빵 만들고 싶어요. 크레페도 만들어 나눔도 할 수 있잖아요~!”라며 두 분에게서 환한 미소가 번져 나왔다.
기자는 두 분의 일본어 선생님을 보면서, 먼 이국땅에 와서 자식을 낳고 살면서, 한국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를 하고 ‘배려’가 무엇인지를 행하는 진정한 ‘대한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대화하는 내내 있는 그대로를 존중할 줄 알고, 한마디 한마디에서 신중하게 듣는 사람, 기분 좋게 해주는 그런 자상함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어떤 드라마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이 있었습니다. “추앙”이라는 말…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로 “당신들을 추앙합니다!”
[일본말로 “아나타타치오 아오기마스(あなたたちを仰ぎます)”, 당신들을 추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