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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읽을 여유 | 틈, 시간과 흔적 _김병효

시 한편 읽을 여유 | 틈, 시간과 흔적 _김병효

틈, 시간과 흔적
김병효

반영된 시간의 파편들이 오랜 묵상에 잠긴다

연못 가득 물안개가 사라지면
점점이 선명해지는 원림

세속 잊은 듯 색 바랜 누각 위
푸른 낮달 향해 길 잃은 새들이 뜨겁게 오른다

또 한 계절 버리지 못한 질긴 질문이
그대 뜨거운 명치끝 밀폐된 안쪽에 서성이다
허공을 휘젓는다

풍경이 남겨진 공간 그만 숨 놓아도 좋을
연분홍빛 꽃그늘 아래
한마음 지고
견디지 못한 탄성의 말들은 주저앉아버려도 좋으리

심오한 비밀에서 왜 몹시도 살고 싶은가
이리도 살고 싶은가
무거운 마음 비워 염천의 불길 같은
팔월이 떨어진다

계절의 향기가 멀어진
발자취 소리만큼 눈물겹게 아찔하다


김병효 시인

*김병효 시인
△아호:청정
△강릉 연곡 출생
△시의전당문인협회 편집국장
△(현) 월간 난과생활 난시 연재 중
△시의전당문인협회 최우수상, 김해일보 신춘문예 최우수상
△저서: 『남색빛 들꽃으로 피다』, 『솜틀집 막내아들』, 『바람꽃』, 『시산도』, 『몸살로 뜨거워진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