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삶에 파고드는 팬덤 정치가 돼라 – 곽노연 시인, 서예가, 대병대지生
- 팬덤 정치란 무엇인가?
팬덤 정치는 단순히 특정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지도자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인을 도구로 활용하여 정치 참여의 효능감을 추구하는 대중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강원택, 2022). 팬덤 대중은 정치인을 절대적 권위자로 바라보지 않고, 자신들의 영향력 속에서 움직이는 도구적 존재로 본다. 즉, 팬덤 정치의 주체는 정치인이 아니라 대중이며, 정치인은 이들 대중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 의존적 존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팬덤 정치란 ‘대중 주도형 정치 참여 운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 팬덤 정치의 문제점
첫째, 팬덤 정치의 심화는 정치의 왜곡을 초래한다. 정책이나 사회적 갈등 해결보다는 특정 인물 중심의 권력 쟁탈이 정치를 지배하게 된다. 둘째, 혐오 정치의 확산이다. 팬덤 대중은 특정 인물을 ‘수박’, ‘친○’ 등으로 낙인찍으며 적대적 정치를 강화한다. 이는 사회적 갈등을 과도하게 증폭시키고 합리적 공론장을 약화시킨다(김호기, 2021). 셋째, 정치인의 종속화이다. 팬덤은 언제든 지도자를 버리고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 정치인은 신념보다 팬덤 대중의 기호와 감정에 종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넷째, 세대적 노쇠화이다. 팬덤 정치의 핵심 참여층은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정치의 지속성과 혁신 가능성을 약화시킨다.(이철희, 2023). - 한국 정치계의 팬덤 정치 현황
한국의 팬덤 정치는 여야 모두에서 나타난다. 민주당의 ‘친문’·‘친명’, 국민의힘의 특정 정치인 팬덤이 그 예이다. 최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당원들이 지도자의 의중과 다른 선택을 내린 사례는, 팬덤 대중이 단순 추종자가 아니라 독립 변수로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열정은 과장된 측면도 있다. 예컨대 2023년 민주당 권리당원 중 20대 비율은 6%에 불과했고, 40대 이상이 72.5%를 차지하였다. 이는 팬덤 정치가 청년의 전유물이 아니라 중장년층의 강력한 참여 형태임을 시사한다(중앙선관위, 2023). 결국 한국 정치에서 팬덤 정치는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세대적으로 편중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건전한 팬덤 정치 방안과 국민의 의식
팬덤 정치가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대중 참여의 활력을 유지하려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4.1. 혐오 대신 가치 기반 지지: 낙인찍기가 아닌 정책·비전 중심의 지지가 팬덤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
4.2. 정치 교육 강화: 팬덤 대중이 단순 추종자가 아닌 비판적 시민으로 기능하도록 정치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4.3. 정당 민주주의 개선: 권리당원 제도 등 팬덤의 영향력이 제도적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공정한 당내 민주주의를 보장해야 한다.
4.4. 세대 균형 확보: 청년층의 정치 참여 경로를 제도적으로 확대해 팬덤 정치가 특정 세대에 종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결론
팬덤 정치는 정치를 망친 원인이 아니라, 정치가 신념과 비전을 상실한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팬덤 정치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이를 건전한 정치 참여의 한 형태로 제도화하고 발전시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팬덤 정치가 단순한 권력 게임의 부산물이 아니라, 민주주의 심화를 위한 동력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시민 모두의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 강원택. (2022). 한국 정치와 팬덤 현상: 대중 참여의 새로운 양상. 서울: 나남출판.
• 김호기. (2021). 「팬덤 정치와 혐오의 정치학」, 창작과 비평, 49(3), 112-135.
• 이철희. (2023). 팬덤 정치와 민주주의의 위기. 파주: 한울아카데미.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3). 정당 및 권리당원 현황 보고서. 서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조희연. (2020). 「한국 정치의 구조적 위기와 팬덤 정치의 부상」, 사회와 역사, 128, 5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