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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손주에게 – 노덕경 수필가

손주 준아! 먼저 국민의 4대 의무인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축하한다.
할아버지는 외삼촌과 너희 엄마, 남매를 두었다. 너희 엄마가 먼저 결혼하여 준이가 태어났다. 준이 혼자 외롭다고, ‘아들딸 구분 말고, 하나만 더 낳아라.’ 입방아를 찌어도 애들 키우기 힘들다며 아들 하나만으로 족하다고 했다.
너의 아빠, 형제가 딸 넷의 외동아들이다. 사돈 내외가 더 낳으라고 채근하지 않는단다. 양가에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손주는 자랐다.
사랑하는 준아! 요즘, 어떻게 시간 보내니? 젊은이들은 원대한 꿈을 갖고, 계획을 하나씩 채워, 노력하는 젊은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는 너의 외삼촌과 엄마를 키우느라, 할아버지 직장이 대학이라, 젊은이들과 생활하며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70년대 말에 첨단 공과대학 설립하는 데 관여해, 80년도 신입생을 뽑았다. 개교 준비로 몸은 녹초가 되었다.
하루는 퇴근하려다 동료 K 계장이 퇴근하고 소주 한잔하자고 했었다. 동네 어귀에, 식육식당에 도착하니, 친구와 낯선 사람이 한잔하고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대구에서 전자대리점을 하는 선배라 했다.
기성세대는 해방, 6, 25전쟁, 4.19. 5.16등 어려운 시절에 시골에서 가족은 많고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자식들 교육에도 등한시하며 어렵게 자랐다. 그래서 다음 세대의 자식들만은 배불리 먹이고, 공부시키고, 잘 살겠다고 밤낮없이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했다.
당시는 나라가 안정되고 경제가 연 9.7% 성장하여 잘사는 나라가 되어 풍족한 생활을 누릴 때, 전자 대리점이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등 제품이 불티나고 제품이 현금 거래 시절이라, 밤이면 쌀 포대로 돈을 챙겨와 돈을 세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단다. 내외는 돈벌이에 재미있어 자식들은 밥을 먹는지, 학교 가는지, 공부하는지, 관심을 두지 않아, 자식들은 매일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다고 한다.
자식이 고등학교 3학년 되어, 진학 문제로 담임선생의 호출로 학교에 가니, 자식이 공부하지 않아, 전문대학도 갈 실력이 안 된다고 했다.
주변의 자식들은 서울의 SKY 대학에 갔다느니, 대구의 좋은 대학에 갔다고 자랑하는데, 사업에는 성공하여도 자식은 대학에도 못 들어가게 생겨서니, 부끄럽고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불이나, 자문하고 학원도 보내고, 개인과외 시키고 했었단다.
그런데도 대학 진학이 어려워, 지방의 신설 대학에 원서를 넣고 시험을 쳤었나,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친구를 찾아와 집 한 채 값으로 대학에 보궐로 입학시켜 달라고, 매달리는 중이었다. 입시부정은 절대로 있을 수가 없고, 내가 있는 데서 거절하려고 동석시킨 자리였다.
그러한 일이 있고 난, 후에 합격생 중에 다른 대학으로 입학하여 결원된 자리는 성적순으로 입학이 가능하다. 그 학생이 후보 세 번째에 가까스로 결원된 자리에 입학했었다. 결원으로 들어온 사람은 학생들 사이에 후보생으로 알려진다.
동료 K 계장은 그 친구의 학교생활 부탁으로 자녀를 눈여겨보며, 가끔 서로 왕래하며 소식을 듣곤 했었다. 새내기들은 대학에 들어오면 고등학교 억압된 수험생 시절의 보상 심리로 술을 배우고, 담배 배우고 이성을 교제하고 놀이에 빠지는 세대다.
그 학생은 후보생으로 입학한 것이 부끄러워, 신입생들의 환영회, 각종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오직 부족한 영어, 수학 등 학원에서 보충하고,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여 1학년 마칠 때에 학과의 장학생이 되어, 장학금도 받게 되었단다. 늦게 열심히 하면 장학생이 되는구나, 하고 뉘우치고, 학부 4년을 장학생으로 졸업했었다.
그러고는 가정 형편도 괜찮아, 학부 마치고 미국 유학하여 석 박사 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가르치던 교수들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인식되어 전임강사로 추천받고 실력 있는 교수로 인정받아 근무하고 있다.
사랑하는 손주, 준아! 다음 달이면 복학하지. 학생 신분으로 중요한 것이 학문을 갈고닦는 일이다. 오직 한 번뿐인 인생,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누구나 때가 있다. 태어남도, 먹고 잠자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취업도, 결혼도, 일하는 것도 때가 있다. 젊은 시절, 하고 싶은 일, 이성을 사귀는 것은 잠시 뒤로 미루고, 오직 열정을 쏟아, 꿈을 향하여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열심히 전공을 공부했으면 한다. 그리고 글로벌시대에 사회생활 하는데 필수인 자기의 의사와 말과 글로 충분히 전달하려면 몇 개 어학과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있어야 인정받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단다.
우리 손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