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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의 성찰 – 속물근성을 넘어 맏형의 길로 /김무만 사단법인 경남향토사연구회 합천군지회장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 되었다.”
칠순의 나이에 들어서니 세월은 유수(流水)와 같아 더욱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고 하루하루는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 칠순을 고희(古稀) 또는 종심(從心)이라고도 한다. 공자는 “칠십에 이르러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했는데 여기서 ‘종심’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 그러나 나 자신은 과연 어떤가를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세대는 전후의 폐허 속에서 “의식주”라는 최소한의 과제를 짊어지고 살아왔다. 경쟁과 생존의 논리가 지배하던 시대였기에 알게 모르게 속물적 습성이 스며들었다. 이익을 좇고, 체면을 중시하고, 때로는 양심을 희생시키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맹자》의 말처럼 “궁하면 천함이 넘친다(窮斯濫矣)”는 상황에서 우리는 주로 궁핍 속에 자신을 지키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제 칠순을 넘어서는 나이에 이르러서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더 이상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전사가 아니라 지난날을 반추(反芻)하면서, 후세를 이끄는 맏형의 자리에 서야 한다고 믿는다. 내 사욕(私慾)을 앞세우는 일이 아닌 공익과 정의를 위한 삶과 더불어 사는 삶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후세에게 길을 제시하는 진정한 도리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대학》이 가르친 것처럼, “몸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케 한다(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말처럼, 먼저 나의 수신(修身)을 되돌아 봐야 한다. 내 일상 속에서 옳지 못한 구습(舊習)을 빨리 통절(痛切)해야 한다. 일상 속에서 공공의 질서를 존중하는 태도, 양심을 지키는 행동, 남을 배려하는 품격 있는 말 한마디가 후세가 본받을 수 있는 교과서이다. 민족의 선구자 김구 선생의 좌우명으로 알려진 “오늘 내가 밟고 간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된다(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라는 시구는 생각할수록 의미심장함을 느낀다.
이제 칠순은 단순히 세월의 나이가 아니라, 속물근성을 벗고 맏형의 품격을 세우는 척연각오(惕然覺悟)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작은 몸가짐 속에 도덕과 양심을 지켜낼 때, 인생 칠십의 무게는 존경과 지혜로 승화될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큰 유산이며 애국하는 길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