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보수 인상과 김영란 법
서정한
편집국장
유능하고 창의적이며 청렴한 공무원은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다. 이런 공무원이 공직에 남아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하는 위치까지 올라가야만 국가 경영의 품질이 올라가고 한국의 미래도 밝아진다.
“일본의 관료제”라는 책을 읽은적이 있다. 일본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일본이라는 경제대국이 세계시장을 누비며 돈을 모으는데 일본 공무원들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일본은 국민에게 신뢰받고 존경받는 공무원이 되도록 제도가 되어있다고 한다.
세계의 돈은 세 곳에 모여 있다고 한다. 중국의 화교들, 일본의 오사카 상인, 미국의 유대인들이 세계 경제와 돈을 쥐고 있다. 중국이 세계 경제 2위까지 올라가는 것도 중국 화교의 힘이다. 그런데 공통점은 공무원들의 역할이 크다는 점이다. 공무원은 그 나라의 법을 집행하고 국민과 최일선에서 접촉하는 사람들이다. 한국 정부와 관료 사회는 오랫동안 낮은 경쟁력으로 비판받아 왔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가 정책 불안정성과 비효율적 관료 체제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지적하고 있다. 대형사고 및 자연재해에 대한 대책부족, 경제 현실과 괴리된 정책은 정부와 관료에 대한 불신을 깊게 한다. 달리 생각해보면 국가적 위기에서 국민들이 가장 먼저 찾고 기댈 곳이 정부와 공무원 조직이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국가발전에 헌신하고 공직을 선택한 공무원들에게 어떻게 했는가, 왕조시대에는 토지와 곡식으로 급여를 주었다. 해방 후, 한국전쟁(6.25)후에는 공무원들 생활이 너무나 박봉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20년 근무하면 평생 연금도 주고 호봉제가 정착되었다. 성과연봉제도는 많은 수당과 더불어 연구해야 한다. 최근 현실물가 상승을 월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10-20년간 민간기업의 급여수준은 꾸준히 올라갔는데 연금을 포함해도 공무원의 보수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세계 최고의 효율성과 청렴한 관료조직으로 평가받는 싱가포르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오늘날 4만달러 이상 국민소득을 이끈 싱가포르는 공무원이 효율적이고 창의적이며 정책역량을 발휘해서 되었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현재 세계최고 수준의 보수를 받는다. 1993년 이후 매년 6개 고소득 직업의 연봉에 자동 연동 인상되는 벤치마킹 제도를 통해 공무원 보수도 높게 유지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한 고촉통 前총리는 1993년 법안 발의 당시 국회연설에서 “기업가적 개척정신을 가진 최고의 인재를 뽑아 국가경영을 맡겨야 한다.”며 공무원 보수인상을 역설했다. 장차 장차관이 될 최고의 인재를 잡아둬야 “사람만이 자원”인 싱가포르의 국가발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열정적 설득에 싱가포르 의회는 공무원 급여인상에 동의했다.
우리나라는 국가 재정도 어려운데 공무원 보수인상이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낮은 보수는 유능한 공무원의 민간 이탈을 재촉하고 부정부패에 대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낮은 보수는 장차 국가에 끼칠 경제적 손실과 비용을 늘리고 정부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퇴직공무원의 취업 제한도 그렇다. 문제는 전관예우와 부정청탁인데 특정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공무원마저 관련 없는 분야에서 3년간 전문성을 시간 낭비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유관 단체 취업으로 발생하는 전관예우는 김영란 법 시행으로 탄탄한 방어 장치가 마련되었다. 이 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종전 같은 낙하산 인사도 곤란해질 것이다.
취업제한까지 둘 필요가 없다. 퇴직공무원의 취업은 풀어주되 부당한 인사 청탁은 일반인보다 엄벌하는 식으로 보완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 60세에 공무원 퇴직하면 100세 시대에 얼마든지 할 일이 많다. 물론 청년 실업문제도 있지만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공무원 보수는 충분히 주면서 부정청탁, 부정부패 일소를 강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