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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51) 함벽루 – 송영화

때 묻은 바위
살 가른 사연 이끼로 피워내고
채우려는가, 지우려는가
안타까운 도토리 그 틈을 뛰어든다

층층 돌계단 수북수북 빈 껍질
흐르는 시간 담아두려 용쓰고
남명 퇴계 마주앉은 함벽루
기왓장은 들썩들썩 사기둥은 왔다 갔다

흐르는 남정강은
가자가자 큰 물물 가자 고를 풀고 큰물 가자
개울물도 시냇물도 부대끼고 흐르면 한몸 되네
구르는 목탁소리
목쉰 염불소리
나무아미타불 연호사 풍경소리.

손국복 시인의 시평|

합천8경 중 한 명소인 함벽루는 고려 충숙왕 때 건립되어 여러 차례 중건되어 지금까지 존속되어 온 천하 제일강산이다. 대야성 기슭에 위치하여 남정강과 정양호를 바라볼 수 있게 지어져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소였다.
송영화 시인은 합천 가야 출신의 중견 작가로서 평소 고향 합천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향토시를 많이 쓰는데, 이 시에서 세월의 이끼가 묻은 함벽루 난간에 앉아 흐르는 남정강을 바라보며 연호사 목탁소리 풍경소리를 듣고 있다.
얽히고설킨 애달픈 인생사를 강물에 풀어 넣고 한몸 되어 흐르자고 기원하고 있다.
일찍이 <문학공간>으로 등단 후 향토애가 담긴 은은한 서정시를 쓰면서 합천문인협회지부장을 맡아 지역문학을 주도하고 다양한 농업법인을 설립, <가야농협 조합장>을 역임하면서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선도적 역할을 다한 시인이자 혁신 농업경제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