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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같은 아들 입니다 – 右岩 강기수

“나는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어서 살고 싶은 아들입니다.”
그 아버지의 답은 “형(兄) 같은 아들입니다.”
이 부자(父子)간은,
풍부한 유머로,
울고 웃는 말로,
성인군자 같은 말과 행동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럴 것 같지만은 않았다.
그들은 필부필부(匹夫匹婦)로 하루하루의 삶을 걱정하면서 모자람이 많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직위요, 생활의 경제력으로 본다면 상, 중, 하에서 ‘중’이나 ‘중 이하’의 집안일 것 같은데….
그러나 그들은 풍족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욕심 없이 살고 있는, 그래서 이런 말이 술술 나오고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 같았다.
이 글은 2022년 1월 14일 아침 MBC 방송 ‘여성시대’에서 편지를 읽어주는 말과 대화를, 내가 그날 운전 중 09시 40분에 들었던 내용에 관한 것이다.
그 아들이 119구급대원으로 27년간 근무하고 10월 말 명예퇴직하게 되는 아버지에게, 격려하기 위해 보낸 편지를 읽고 난 뒤, 방송사에서 아들과 아버지를 전화로 연결하여 주고받은 말이다.
편지 내용은 구급대원으로 27년간이나 고생하신 후 명예퇴직을 하시는 이야기로 엮여 있었지만, 방송사에서 아들에게 전화 연결하여 “어떤 아버지였느냐?”라고 물으니 아들이 “나는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어서 살고 싶은 아들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얼마나 탐스럽고 부러운 말인가?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아버지는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살아가면 아들에게서 저런 말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마음이 들었다.
또 더한 것은 그 아버지에게 어떤 아들이냐고 물으니,
“형 같은 아들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아버지 같은 아버지로 살고 싶다는 아들과 형 같은 아들이라고 말하는 아버지!
그 깊이는 얼마일까?
한 자, 두 자, 아니 열 자, 백 자도 더 되는 깊이인가?
끝없이 깊고, 깊이 보살펴 주는 아버지일까?
그 넓음은 또 얼마일까?
그 높이도 있을까!
119구급대원의 아들, 낮은 급수의 소방공무원!
그가 받는 봉급으로 살아가는 데 경제적으로는 불편함이 많았을 터인데.
그 직위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아들!
잘나고 못났음에 부끄러워하지 않는 아들!
부(富)하고 가난함에 부끄러워하지 않는 아들!
그 얼마나 순수하고 좋은가?
부자이고 싶어 하는 아들딸들이 열에 아홉은 더 될 터인데.
직위가 높았으면, 학벌이 좋았으면, 잘났으면 하고.
그리고 또 떵떵거리고 살았으면 하는 아들딸들이 가득한 이 시대에,
열에 열이 그런 아버지이기를 바라는 이 세상에….
장관으로 지명받은 아버지는 그 직을 이용해 대학교 병원에 아들딸 3명과 그 아버지까지 근무하고 있으니 대학병원이 아니라 가족병원이라고 해도 될 만큼 누리고 있고, 또 엄마가 당 대표에 장관까지 하는 아들은 군 사병으로 근무하면서 황제 사병이라고 말들을 하고 있고…. 또 아버지는 교수에서 장관, 엄마는 교수를 한 아들딸들은 정규시험 한번 안 쳐보고도 명문대학을 졸업하여 의사를 하고 있다는, ‘아빠 찬스’, ‘엄마 찬스’가 만연한 이때.
검소하고 소박한 아버지를 믿어주고 따라주고 응원해 주는 아들!
평범하고 소박하게 사는 아버지를 닮은 삶을 살고 싶다는 아들!
그 얼마나 부럽고 부러운가?
구급대원의 직위는 어떠하고 수입은 어떠한지 모르긴 해도, 구급대원으로 출동하면서 근무하는 직원이라고 했으니 아마 5급 사무관급은 못 되었을 것이고, 그 어머니가 일을 하여 경제적으로 보탬을 준다고 해도 경제 규모는 짐작이 가는데.
그렇게 말하는 아들!
구급대원으로 합격하여 근무한 학벌이라면 그것도 짐작이 가는데 만족해하는 아들!
어떤 대화로 아들과 아버지가 살아가는지,
나는 배울 수는 없는가?
부럽고 부러워서 내가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날이 되었다.
나는 어떤 아버지인가?
남은 세월이라도 아버지로서 어떻게 살아야 그 아버지같이 살 수가 있을까?
또 한 번 더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