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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몽당 숟가락 – 佑岩 강기수 수필가

흔히들 몽당연필을 들어봐도 몽당숟가락은 설명해야 알 것이다.
듣고 나면 ‘와! 그런 게 있었구나’라고.
몽당연필은 우리들이 학교생활 중 연필을 살 수는 없고 다 되어가면 연필의 손잡이를 대나무나 적당한 것으로 만들어 손잡이를 연결하여 연필의 남은 부분을 끝까지 사용하였던 연필이 몽당연필이다.
몽당숟가락도 같은 맥락이다.
숟가락의 끝이 달아서 몽탕해 젖다는 것인데 이는 몽탕하기가 끝부분이 일자로 되어있는 상태다.
그래서 평면에 닿게 하여 끓어내면 아주 편리한 도구로도 재사용하였다.
그땐 누룽지를 긁을 때 많이 사용하였고, 전을 구를 때 뒤집기 위해서도 사용하였다. 그래서 주방 도구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언젠가 도로변에 펼쳐놓고 파는 옹기전에 들렀다.
그곳에서 화분도 사고 툭 바리(뚝배기)도 샀다.
그 그릇은 국수 말아먹기에 좋겠다. 라고 하면서 사 온 것인데,
여름날 국수를 말아먹을 때 가끔 사용하다가 열무김치와 된장으로 밥을 비빌 때, 비빔밥 그릇으로 사용하기에 아주 좋았다.
그릇이 조금은 묵직한 것이 밥을 비벼 먹으면 한맛 더 난다.
그러면서 마지막 남은 것을, 긁어보면 면이 매끄럽지 못해 조금은 더럭 더럭한다.
사기그릇이나 스테인리스스틸 그릇, 또는 놋그릇과는 사뭇 다른 감을 느끼게 터들 거린다.
“아 이것이 몽당숟가락을 만든 주범이었구나.”라고 했다.
요사이 그릇을 끍어보면 매끄러워서 숟가락이 닳을 일이 없는데 그땐 왜 몽당숟가락이 만들어 젖을까 하면서 궁금해했는데.
어릴 때만 해도 사기그릇은 귀하고, 값도 비싸므로 옹기그릇을 많이 사용했다.
놋그릇은 아끼면서 선반 위에 얹어 두면서 옹기그릇으로 많이 사용하니까 숟가락이 감당하지 못하여 몽당숟가락이 되었다.
원인은 또 있다.
밥솥 또한 지금의 솥 면과 같지 않다. 무쇠솥은 바닥이 어들 터들 한 면이 많았다. 그런 밥솥에 누룽지가 있으면 적당한 도구가 숟가락이었으니까 숟가락으로 긁으면 끝부분이 닳게 되고 그러다가 몽당숟가락이 된 것이다.
몽당숟가락!
몽당숟가락으로 입에 드나들지는 못하지만 할 일이 많았다.
주방에서는 누룽지를 긁을 때, 파전 녹두전을 구울 때 뒤집기에 동원되었고, 주방 밖에서는 뭐가 딱 올라붙었을 때 그 몽당숟가락이 얇은 바닥과 물건 사이를 갈라놓는 일을 해 주었다.
옹기전에서 사 온 툭 바리(뚝배기)가 몽당숟가락을 만드는 주범임을 알게 하였고, 같이 사 온 화분은 꽃을 심으면 화분인데 우리 집에 와서는 콩나물을 기르는 콩나물 단지가 되어, 가끔 콩나물을 길러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