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끝이 없다” 55세 만학도 이채원 씨의 ‘아름다운 졸업’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꿈을 일궈낸 한 만학도의 사연이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열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2026년도 학위수여식. 수많은 졸업생 사이에서 유독 눈시울을 붉히며 학위증을 꼭 쥐고 있는 이가 있었다. 주인공은 올해 55세를 맞이한 이채원 씨다.
그녀는 소감을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직장을 다니며 학업을 이어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 고된 여정이었지만, 오직 목표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이 씨의 삶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곧바로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식당 아르바이트부터 백화점 점원, 그리고 요양보호사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쉼 없이 일하며 생계를 책임져왔다.
변화의 시작은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현장에서 마주한 열악한 처우와 한계는 그녀에게 좌절 대신 ‘새로운 도전’이라는 동기부여를 제공했다. 단순히 돌봄 업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사회복지 시스템을 배워 정책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결심은 곧 실행으로 이어졌다. 이 씨는 지난 2018년 대구 계명문화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늦깎이 대학생으로서 젊은 동기들 사이에서 밤낮없이 공부한 끝에 2년 후 당당히 졸업장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녀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회복지사 2급 자격 취득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사회복지사 1급 취득이라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편입했다.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 깊이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배움은 저에게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스스로를 지키고 남을 돕는 힘이 되었습니다.”
현재 이 씨는 맞춤 돌봄 생활지원사로 활동하며 여전히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다.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책상 앞에 앉는 것이 일상이 된 그녀에게 이번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지역 노인돌봄센터 관계자는 “이채원 씨의 사례는 평생 교육의 가치를 몸소 증명한 사례”라며 “생업과 학업의 병행이 어려운 환경에 놓인 많은 중장년층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배움의 열정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을 증명하듯, 이채원 씨의 도전은 내일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녀의 다음 목표인 사회복지사 1급 합격 소식이 들려올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효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