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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69) 내 다닌 국민학교 없어지던 날 – 이용형

절충장군 가선대부를 지내신
내 9대조 할아버님께서
양지바른 언덕이 풍요로워
터 일구신 지
몇 백 년 전이던가

할아버님의 자애로움이 넘쳐
문전옥답 모자라
앞산 넘어 에미재
뒷산 넘어 백게재 까지
전답 일구던 일
몇 십 년 전이던가

그 전답 일구던 장골들
하나 둘 도회지로 떠나더니
전답 묵답 되고
빈집 늘어나더니
애기 울음소리 끊어지고
끊어진 애기 울음
잇는 이 없더니

만구기 휘날리는
운동회 사라지던 날

책보따리 등짐 지고
십 리나 걸어다니던
내 다닌 국민학교 없어지네.

손국복 시인의 시평|

지방 소멸을 걱정하는 소리가 이제 예사말이 되었다. 우리 합천도 예외가 아니어서 육 칠 십 년대 15만을 자랑하던 군민 숫자가 이제 4만이 채 안된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든다. 우리 사회가 노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군소 도시와 농산어촌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고 따라서 학교 숫자도 옛날에 비하여 반 이상 줄어들었다. 모든 것이 대도시로 집약되는 전국적인 현상이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위 시에서 작가는 고향의 초등학교가 폐교가 되어 영원히 사라지는 안타까움을 고향의 역사까지 사라지는 아픔으로 표현하고 있다. 합천댐이 완공되면서 대병면은 신 거주지로 이주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실향민이 되었다. 조상이 안택하고 자녀를 키운 평화로운 고향과 역사 깊은 학교가 사라진 아픔을 실향민과 그곳에 아직도 남아 있는 주민들은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이용형 작가는 합천 대병 출신으로 대구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엘리트 컨설턴트이며 합천문협과 합천예총 경남예총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심혈을 기울여온 학술인이자 문학가이다. 현재 합천호반에서 <풍경 좋은 돌담집>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