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은 흐른다(77) 산이여 강이여 내 사랑 합천이여 – 손국복
가야산 흰 머리 바위
향적봉 자작나무
황매 앞자락 너른 풀밭 위로
태초의 그날
비가 내리고
비 갠 먼 산 위로 찬란한 햇살
큰 산은 깊고 긴 세월을 풀어
온누리 적셔 내는 황가람 이루고
역사보다 영롱한 금모래 탑을 쌓는다
긴 강물 굽어 도는 마을 언저리에
도란도란 정겨운 웃음이 피고
청대 쟁쟁한 대숲마을 지날 때면
기개 높은 선비들의 도포자락 서늘한데
풍요로운 핫들에 쏟아지는 풍년가
천 년을 한결같이
지란으로 살아 온 터
형형색색 고운 때깔 몸짓으로
어여쁘게 모였구나
빨강, 노랑, 초록, 자주빛
열의 열, 백의 백, 서로 다른 꽃들이
야생화 지순한 사랑으로 피었구나
대장경에 아로새긴 자비의 마음이여
대야성 외호하는 죽죽의 혼이여
남명, 내암, 지조 높은 선열의 기상
천 년을 건너서 가슴에 저며 오는
우리 땅, 우리의 혼불
대야여 합천이여 내 사랑이여
꽃보다 영롱하라
산보다 드높아라
강처럼 영원하라.
시평| 이 시에는 합천의 역사와 문화가 모두 녹아 있다. 합천 태초의 명산 가야산과 황매산, 황강의 시원 덕유산 향적봉이 시의 배경이 되면서 그 속에 수천 년 살아온 선열의 기상이 살아 숨 쉰다. 신라 대야성의 죽죽장군, 영남 유림의 거두 남명 조식과 내암 정인홍, 조선 개국 공신 무학대사와 법보종찰 해인사 팔만대장경 천년의 지혜가 꺼지지 않는 혼불이 되어 지금까지 타오른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 속에 우리 합천은 예로부터 충·효·예의 높은 덕목으로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복된 고장으로 주목 받았고 행복한 미래를 향해 발돋움하고 있다. 지금까지 큰 재난이나 자연 재해도 없었고 길고 너른 황강 덕분에 토지는 비옥하며 기후 또한 순탄하여 농축산을 토대로 행복지수 높은 으뜸 고장이 되었다. 작가는 이 시를 통해 우리 합천과 합천인이 ‘꽃보다 영롱하고 산보다 드높고 강처럼 영원하길’ 진심으로 축원하고 있다.
손국복 시인은 진주 출생으로 합천에 첫 발령을 받아 한 평생을 후학을 가르친 교육자로 합천교육장을 역임하였으며, <그리운 우상> 외 세 권의 시집을 펴 낸 중견 시인으로 합천문협 지부장, 합천예총 지회장을 역임하면서 지역 교육 문화 예술의 주춧돌이 되어 지금도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정·서사시 위주로 시를 발표해 왔던 손 시인은 최근에 시의 눈을 우주로 확장하면서 <보이저 통신> 같은 전문시의 영역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합천 율곡 황강 변 <해누리> 전원주택에서 간간히 풀 베고 나무 다듬으며 아침이면 대암산에 떠오르는 해를 보고 노을 지는 황강 둑길 걷다가 밤이면 별 친구 되어 글 쓰고 소중한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조용히 살고 있다.
詩 연재를 마치며
| 합천사랑 <황강은 흐른다> 77편의 <시와 시평> 연재를 마칩니다.
이번의 기획 연재는 현재 합천에 살고 있는 문인들과 작고한 문사들, 전국 출향 문인들의 애향심 깊은 대표시를 한 편씩 골라 그 작품 내용과 시세계, 작가의 문학 활동을 소개하고 기록으로 남기는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자료가 미흡하여 지면으로 다루지 못한 작가와 작품은 차후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연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차적으로 소개된 총 77편의 <시와 시평>이 합천군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책으로 발간되길 소망해 봅니다.
<황강은 흐른다> 연재를 마치면서 <합천신문> 발행인 박황규 대표님과 오랜 기간 편집을 맡아 준 최지송 기자에게 큰 고마움을 전하면서 경향각지에서 격려를 보내주신 문인들, 합천신문 구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차후 <합천신문사>와 의논하여 또 다른 <문학 연재 코너>를 이어가도록 협의하겠습니다.
그동안 애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손국복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