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찬미 – 이호석 수필가

산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우수한 저서라고 한다. 즉 산에는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산은 모든 생명의 기원이고 고장이며 터전이다.
산에는 동물, 식물, 미생물 등 만물을 품어주는 어머니의 품 안 같다. 또한 4계절 대자연 속에서 전개되는 변화무쌍한 현상들과 그러면서도 영구 불멸의 진리와 이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산행을 하면서 오감으로 다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즉, 시각(보고), 청각(듣고), 후각(냄새를 맡고), 미각(맛을 보고), 감각(접촉 하고)을 통하여 산행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산은 포용과 아량을 가르쳐준다.
산은 모든 것을 차별 없이 다 수용하며 온다고 좋아하고 안 온다고 미워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을 짓밟고 헐어도 불만 불평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본분을 지키고 도리를 다한다.
셋째, 산은 끈기와 겸손을 가르친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한 발작, 한 발작 씩 오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끈기와 희망을 가진다. 반면 산을 얕보면 다칠 수도 있다는 조심과 겸손을 알려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상에 오르는 데만 최선을 다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바로 내리막길이고 추락할 수도, 다칠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이 인생사의 교훈이다.
넷째, 산은 가장 웅장한 자연학습장이다.
산에는 기암괴석(사자바위, 용바위, 거북바위, 부부 바위 등) 기괴한 나무들(부부나무, 형제나무, 연인나무, 미인송 등)은 물론 여러 가지 소리(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낙엽 밟는 소리 등), 그리고 각종 동물(짐승, 곤충, 설치류, 파충류 등), 갖가지 꽃(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아카시아, 철쭉, 산 벚꽃 등), 각종 열 매(도토리, 밤, 머루, 다래, 복숭아 등), 볼 것들이 많다. 이렇게 다양한 학습장이 또 어디 있을까?
다섯째, 산은 하나의 의료기관이고 의사다.
적당한 산행은 뼈와 근육을 단련시켜 강하게 하고 유산소 운동으로 심(심장), 폐 기능이 강화된다. 또한 허벅지 근육이 단련되어 다리 힘이 늘어나고 각종 식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우리 몸의 병균을 제거하고 박멸한다.
그뿐 아니라 비만, 당뇨환자와 우울증 환자에게는 산행이 으뜸 처방이 된다. 그리고 산에는 모든 영양제와 약재들이 다 분포 존재한다.
여섯째, 산의 4계절은 변화무쌍하다
(봄-꽃)
모든 산의 봄꽃은 오리나무꽃으로 시작된다. 잔설이 남아 있는 2월에 벌써 오리나무꽃은 핀다. 화려하지도 향기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다음 피는 꽃이 산수유 와 생강나무다.
이들 꽃은 노란색에 향기도 있다. 그다음이 개나리, 진달래꽃 인데 온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온통 붉은색으로 수놓은 듯 장관을 이룬다. 진달래 축제가 끝나고 나면 철쭉과 아카시아가 연이어 화려한 축제를 펼치는데 무릉도원이 따로 있나 싶을 정도다.

(여름-계곡)
여름 산의 계곡은 운치가 돋보인다. 물과 바위, 숲과 그늘,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골짜기마다 많은 물이 흘러 폭포수도 생기고 계곡에는 가재, 송사리, 도룡용 개구리가 놀고 산행의 젖은 땀을 씻어도 준다. 능선 길은 숲이 우거져 햇빛을 차단 숲속 터널을 이루고 시원한 바람은 뼛속까지 스며든다. 한편 다람쥐, 청솔모 숲속에서 재주부리고 까치, 까마귀, 뻐꾸기, 박새 등 은 하늘에서 노래 부른다. 여기에 술 한잔 걸치고 나면 이태백이 부럽겠는가?

(가을-단풍)
가을이면 산마다 단풍나무를 비롯 밤나무, 도토리나무, 생장 나무, 불순, 산 벚꽃나무, 산 목련, 싸리나무 등 감독들이 일제히 단풍이 들어 산 전체가 붉게 물든다. 여기에 울긋불긋 형형색색 단풍 터널이 그림을 그려내면 등산객을 황홀케 한다. 바로 천정(天景)이 여기인가 싶다.

(겨울-눈)
눈 꽃(상고대)핀 산경(山景)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나뭇가지마다 기기묘묘, 아기자기 신기하기 이를 데 없다. 감탄사가 연발한다. 그 어떤 예술가도 감히 흉내 내지 못할 설경! 자연의 위대함! 그리고 눈 덮인 능선은 마치 하얀 융단을 펼쳐놓은 듯 깨끗하고 폭신하여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이곳이 바로 선견(仙景)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