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역사교과서 논쟁 이제 끝내야

권해조
논설위원

국정 역사교과서 시행을 앞두고
지난 11월 28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중학교 역사(1,2)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하고 국민의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이 장관은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려 개발했으며, 역사적 사실과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교과서’임을 강조했다. 12월 23일까지 의견수렴 하여 2017년 1월말 최종본을 출간하여 3월 학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검토본이 공개되자 여당은 ‘역사교과서와 오래된 이념논쟁 및 편향성 논란이 2002년 검정제 도입부터 지속되었다며,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역사관 확립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에 야당과 진보성향 단체들은 친일과 독재미화, 뉴 라이트의 편향된 시각을 담았다며 즉각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보수진영 공주대 이명희 교수는 남북사이의 균형과 보수와 진보 역사학자 사이 균형을 잡은 것이 장점이 있지만 개방적인 근현대사 연구의 보완책을 제시했고, 진보진영 단국대 한시준 교수는 역사학전공을 하지 않은 학자들이 현대사를 집필한 것이 문제이며 건국절 대신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은 꼼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일반교사들의 의견은 그림, 사진 등이 많고 책 디자인이 좋았으며, 일부 좌편향 내용들이 고쳐졌고 독립운동 자긍심을 높여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건국절 부분이 우파적 시각으로 반영되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11월 29일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들의 모임)는 성명을 내고 국정역사교과서 현장검토 본을 보니 기존교과서보다 균형이 잘 잡혀있다며 내용을 보지 않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1월 30일 전국 1653개 사립초중고를 운영하는 900개 법인 이사장들의 모임인 한국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도 성명서를 내고 12월 23일까지 각계의견을 수렴하면서 논란을 최소화하고 내년도 학교교육에 차질이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국정발행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협의회 이경균 사무총장은 현장검토 본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잘 부각되어 있고, 모든 면에서 좌우(左右) 치우침이 없이 균형 있게 서술되어 있어 국정교과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하였다. 특히 여러 사안에 대해 공과(功過)를 같이 서술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학생들에게 균형 있게 가르칠 수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잘한 점을 계승하기 위한 것인데 기존의 검정교과서들은 근현대사의 암울한 점만 지나치게 부각시킨 반면 이번 국정교과서는 기존교과서에 축소하거나 부족했던 산업화와 경제발전 등 긍정적면이 모두 서술되었고, 북한 인권이나 천안함 폭침 등 군사도발의 북한실상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정확히 서술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183개 대학을 운영하는 181개 법인의 한국대학법인협의회와 129개 전문대를 운영하는 127개 법인협의체인 전문대학법인협의회도 동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을 총괄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특정이념으로 치우친 편향성을 바로잡아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려고 노력 했다’며 집필진은 균형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여 공모와 초빙을 통해 현직대학교수 13명, 중고교사 7명, 학계 등 총 31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지난 1년 집필기간 함께 일한 분과 이외에는 전체명단을 알리지 않고 철저한 비밀 속에 진행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의견 수렴기간 오류 등 의견접수와 12월 12일 학술토론 등을 거쳐 국민적 의견을 모아 최대한 반영하기로 하였다.
옛날 서당에서는 아동의 기초교육으로 역사책인 통감(通鑑)을 암송시켰다. 통감은 ‘관통하는 거울’로 옛일을 거울처럼 본다는 뜻이다. 이런 중요한 역사교육을 지금은 초등학교에서는 없애고 중학교부터 배우고 있다. 그리고 종전의 역사국정교과서가 2002년부터 검인정교과서로 바꿔져 출판사에 따라 내용이 중구난방(衆口難防)이었다. 특히 종전의 좌편향 교과서에는 고려시대 삼별초난이나 울진삼척 공비사건 때 살해된 반공소년 이승복까지 조작되었다며 역사왜곡이 많았다. 그기에 대학 입시에 국사가 필수도 아닌 선택과목으로 전략하여 국사를 배우는 학생이 10%도 미달되어 역사를 모르는 젊은이가 많다.
우리는 현재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피해도 심각하다. 일본은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 정한론(征韓論) 등의 날조된 역사로 한반도 침략의 정당화와 태평양 전쟁의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 중국도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한강이북을 고대 중국의 영토로 편입시키고 있다. 옛날 통감이나 각종 실록들도 자체평가에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하물며 오늘의 역사가 먼 후일에는 어떻게 평가될지도 모른다. 이번 국정교과서의 검토본을 보면 전체적으로 고대사는 늘고 조선 후기 근 현대사 서술이 줄었으며, 중국과 갈등 소지가 있는 동북공정 비판이 줄었고 이어도 문제, 간도영유권 주장도 삭제되었다. 종전이 몇몇 학자들이 만든 책보다 이번에는 전문가 30여명이 작성하였다니 보완된 것은 사실이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요 미래의 좌표라고 했다. 지난 역사를 조명하고 현재의 문제를 고통스럽게 탁마하여 미래를 열어야 한다. 역사는 과거의 진실로 바꿀 수 없으며 국가정통성, 객관성, 균형성을 갖춘 역사교육이 중요하다. 지금은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줄 교육이 필요하다. 차제에 더 이상 역사교과서 논쟁이 없도록 충분히 보완하여 전 국민이 공감하는 새 역사교과서를 발행하여 중고생들의 역사교육이 정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