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정여행을 아시나요?-차성민
차성민기자의
취 재 노 트
합천군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에 덧붙여
현대사회는 물질의 풍요와 웰빙이라는 삶의 수준향상에 힘입어 한층 윤택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여행의 경우에도 연례행사 정도로만 여기던 것이 여러가지 여행테마를 고르며 다녀올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먼저 공정여행이란 단순히 여행지의 경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도입된 개념으로, 일명 착한여행이라고도 한다. 먹고 즐기기만 하는 관광여행에서 비롯되는 환경오염이나 파괴, 과소비 등을 지양하면서 어려운 국가의 현지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추진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광산업은 매년 성장하고 각 지자체마다 특색있는 여행상품을 내놓지만 그로 인한 관광소득이 몇몇 여행명소나 기업, 음식점에 국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공정여행을 통해 관광객들이 소비하는 이득을 현지인들에게 돌려주고, 환경오염이나 에너지 과소비 등을 줄이게 된다. 또한 민박이나 팜스테이(농촌체험) 등과 같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구입, 현지인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여행의 참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된다.
한편 합천군은 지난 7일 공정여행가양성 입문과정 수료식을 했다고 8일 밝혔다. 7주 동안의 교육을 통해 마을공정여행의 이해, 마을공동체 스토리 만들기, 지역 마을자원을 이용한 공정여행 기획하기를 주제로 마을여행가로의 기본적인 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를 계기로 6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 산천이 수려한 청정지역, 팔만대장경·영상테마파크·황매산과 같은 인지도높은 관광지 등을 연계한 마을공정여행을 통해 지역주민의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하지만 마을공정여행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입문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한층 더 심화된 마을공정여행가로서의 자질을 요구하는 양성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지역민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학대사·남명 조식선생·의병장 정인홍 등과 같은 합천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재해석 및 연구와 향토사에 대한 많은 이야기자원을 발굴해내야 할 것이다.
나아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군 전체인구의 약 34%를 차지하는 초고령지자체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각 읍면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분들의 지난 세월속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재미난 화제(話題)들을 수집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가령 대병면이나 봉산면의 경우, 합천댐 건설로 인한 수몰지역에 대한 재미난 후일담을 소개함으로써 여행자들이 그저 합천의 겉모습을 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닌 매력적인 고장으로 추억될 수 있는 여행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즉 여행자를 우리 고장으로 오게 만드는 구매력이 높은 아이템들을 개발하는 것에 역점을 두어야만 합천의 관광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전기(轉機)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군청의 행정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각 마을이 솔선수범하여 동네공방을 만들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든가, 마을의 숨겨진 여행자원을 개발하여 여행자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관광상품화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하나의 마을이 너무 작다면 이웃마을과의 연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음 마을로의 여행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마을단위와 노력과 더불어 군(郡)에서는 산지가 많은 우리 고장의 특성상 다양하고 편리한 교통체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주말의 경우,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가능한 거점마을을 여행할 수 있는 마을공정여행 투어버스 등을 투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공정여행은 분명 여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조금 더 머무르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거리들이 있어야 된다. 그리고 여행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행정력, 현지에서 만나는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여행자들을 불러들이는 군민들의 노력 등이 수반된다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합천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