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

|연재|장풍득수(藏風得水) 이야기(107)-진대수

진대수
풍수가 겸 수필가
(010-2624-3694)

집단묘지조성의 허(虛)와 실(實)

시간적 여유가 없고 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가 죽고 나면 선영(先塋)을 찾아가지 않아 실묘(失墓)의 우려(憂慮) 또는 벌초(伐草)와 관리하기도 어렵다면서 조상들의 묘지를 파서 한 곳에 모으고, 또는 파묘(破墓)를 하여 화장을 해서 강산에 분골을 흩어버리는가 하면 평장(平葬)을 한답시고 교통이 편리한 도로가에 임야나 밭에 문중(門中) 또는 가족묘지를 조성하여 와비(臥碑)나 표석(表石) 밑에 분골을 매장하여 좌택시 우버스 명당이라고 하면서 많이들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매장(埋葬)되어 있는 묘(墓)를 이장(移葬) 또는 파묘(破墓)는 각각의 묘지 좌향에 따라 틀리는데 문중이나 선대를 일괄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최소한 동총운(動塚運)이라도 맞추어 보아야 한다. 3년마다 1년 동안 움직이면 안되는 운(運)이 있다.
동총운이 든 해에는 묘지에 관한일, 이장, 합장, 쌍분, 사초, 석물설치, 파묘 등 일체의 일을 할 수가 없다. 동총운을 무시하고 일을 하게 되면 상사(喪事)가 거듭거듭 난다는 뜻이다. 또 윤달에는 조상의 묘지, 부모의 수의, 양택의 수리 등 일을 해도 해(害)도 탈(脫)도 없다고 전해져 오는 말에 의해 조상의 묘지를 마음대로 옮기는 일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부모님 장사 일에 선대 묘를 이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택일이 맞으면 모를까 무조건 해서는 안된다. 초장(初葬)과 이장(移葬)은 별개의 일이다. 우주의 원리인 장택법(葬澤法)에는 동총운이 들면 벌초도 하지마라 할 만큼 장택법에서 가장 두려운 살(殺) 중에 살이다. 청명(淸明), 한식(寒食)날을 기해 조상의 묘소에 윤달과 같이 제반 일을 해도 아무 탈이 없다는 말도 필자가 볼 때는 허구(虛構)이다. 청명, 한식 때 사초, 이장, 석물 등 일을 많이 한다. 지금도 사초, 이장, 석물 등 선영(先塋)에 일을 하려면 반드시 한식날을 기다려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삼구부동총(三九不動塚)이라 해서 3월에 한식이 들었을 때와 9월에는 위에 일들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3월은 이미 봄이 되어 싹이 나왔기 때문이고, 9월은 이미 겨울에 접어들어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초혼(初婚)보다 재혼(再婚)이 어렵다는 말과 같이 이미 묻혀 있는 묘를 이장 또는 파묘하는 것은 망인과 자손들의 명운을 잘 맞추어 택일이 중요하다. 전해오는 말을 믿지 말고 이런 일을 꼭 하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묘지가 아무리 멀고 험하여도 찾아갈 자손은 찾아 갈 것이고 앞마당에 있어도 가지 않을 자손은 안 간다. 좋은 자리 즉 만년유택에 편안히 영면(永眠)하고 계시는 묘를 파서 화장을 해서 집단으로 옮기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집안이 평온하고 아무런 우환(憂患)이 없으면 이장을 해서 집단으로 조성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가족묘지를 조성하는 것은 내가 내 집안을 자해(自害)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길지(吉地)의 묘(墓)는 그대로 두고, 벌초도 하고 찾아갈 수 있는데 까지는 찾아가면서 집단으로 영혼(魂魄)만 초혼(招魂)을 하여 모시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