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기양루(岐陽樓) 이야기 (2)
월허 전호병
합천군향토사연구사 회원
넷째,「조선시대의 지방관공서 건물이 15세기에 많이 지어졌으므로, 그 무렵에 세워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에 대해 가수현(嘉樹縣)과 삼기현(三岐縣)은 통일신라의 경덕왕 때부터의 지명이다. 기양(岐陽)이라는 옛 가수현(嘉樹縣)의 별칭(別稱)도 삼기현의 별칭(別稱)인 기산(岐山)과 같이 시초(始初)가 조선(朝鮮)시대보다는 신라의 삼국통일시기로 보여 진다. 따라서 기양루의 창건연대도 고려시대나 통일신라 때까지로 올라갈 수도 있다. 이러해서 합천군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추정(推定)하게 되는 것이므로 15세기 창건은 적절하지 못하다.
다섯째,「함양군 안의면(安義面)에는 조선 태종 때 세워진 광풍루(光風樓)가 있는데, 기양루와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는 부분은 삼가현청의 정문(正門)인 기양루와 연회용으로 보이는 광풍루(光風樓)의 건축형태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고증(考證)이 되는 자료는 다음과 같다. 헌종 10년(서기1844년)에 삼가현감 이행익(李行翼)선생이 지은 가수헌중수기(嘉樹軒重修記)와 고종 19년(1895년)에 삼가현감 권인국(權仁國)선생께서 지은 근민당중수기(近民堂重修記)는 현직의 수령인 현감 두 분이 짓고, 목각(木刻)의 편액(扁額)으로 걸어 전해오는 것이라 어떤 자료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고증자료이고 내문(안문실) 출신인 안경상님의 자료와 구전(口傳)도 증거자료가 된다.
함양군 안의면에 연회용으로 세워진 광풍루(光風樓)는 4칸으로 규모는 크지만 건축 형태는 단조롭다. 하지만 함양군에서는 차도(車道)에 인접해 있어 진동으로 루(樓)에 이롭지 못하다고 하여 몇년 전에 약 6억원의 경비를 들여서 몇 미터 안쪽으로 이건(移建)을 하였다.
삼가의 기양루는 건축미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오랜 역사적인 자취가 서려있는 삼가 최고(最高, 最古)의 문화재이다. 현재 기양루 옆쪽의 게이트볼장에 옛 삼가현청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곳으로 조성하여 현청의 건물배치도(조감도) 등을 세우고, 기양루 안내문도 좀 상세하게 기록하여 삼가(三嘉縣)의 역사를 바로 알게 해야 한다. 삼가의 보물인 기양루의 보존에 최소한의 정도를 말한 것이니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문화재청에서도 자문, 기술적인 문제, 경비를 지원받을 수가 있을 것이니 시작을 해야 한다. 컨테이너박스에서 휴식하는 현재의 게이트볼장은 좀 더 넓은 다른 장소를 마련하여 휴식공간도 좋은 게이트볼장을 조성하는 것이 선행(先行)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기양루 안내문(岐陽樓案內文)
이 누각(樓閣)은 삼가현청(三嘉縣廳)의 정문(正門)이자 문루(門樓)이며 외삼문(外三門)이다. 이 지역의 지명이 가주화현(加主火縣)에서 통일신라의 경덕왕(景德王)때 가수현(嘉樹縣)으로 바뀌었고, 조선(朝鮮) 태조(太祖) 3년(1394)에 삼기군(三岐郡, 現대병)의 속현이 되었다. 태종(太宗) 14년(1414년)에 삼기현과 가수현의 첫 글자를 따서 삼가현(三嘉縣)이 되었고, 세종 21년(1439)에 현재의 이곳으로 현청(縣廳)이 옮겨지고, 고종 32년(1895)에 삼가군(三嘉郡)으로 승격(昇格)되었다가 1914년에 일제(日帝)에 의해서 폐군(廢郡)이 되어 합천군(陜川郡)에 속(屬)하게 되었다.
기양루에서 향청≪鄕廳, 고을수령의 집무실(內衙)인 가수헌(嘉樹軒)≫에 이르는 길 양편에는 향사당(鄕射堂), 군관청(軍官廳), 장군청(將官廳), 인리청(人吏廳), 호적소(戶籍所), 전제소(田制所), 통인청(通引廳), 사령방(使令房), 관노방(官奴房) 등이 배치되고 동편에 동헌(東軒)인 근민당(近民堂)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1914년에 일제에 의해서 폐군(廢郡)이 되면서 면사무소로 사용할 건물만 남기고 청사(廳舍)를 헐어서 합천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현재 기양루의 이층 루(樓)에는 헐릴 당시에 옮겨서 걸어놓은 1844년(갑진, 헌종10년)의 가수헌중수기(嘉樹軒重修記)와 1882년(임오, 고종19년)의 근민당중수기(近民堂重修記) 현판이 걸려있고, 가수헌(嘉樹軒) 편액(扁額)과 미수(眉叟) 허목(許穆)선생의 전서체(篆書體)글씨로 근민당(近民堂)의 편액(扁額)도 각각 걸려있다. 또한 삼가읍성(三嘉邑城)의 동문(東門)인 봉양문(鳳陽門)과 서문(西門)인 기서문(岐西門)의 편액(扁額)도 기양루의 안쪽 문 위에 걸려있다.
도계문루, 폐문루청(廢門樓廳)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건물의 조성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합천군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알려져 있다.
청룡(靑龍)과 황룡(黃龍)이 대들보에 걸려있는데 청룡은 여의주를 물지 않고 뿔이 나있고, 청색과 황색의 두 마리 원숭이가 대들보를 받치고 있는 모양이 아름다움과 재미를 더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만들어졌다. 2층 마루 둘레에는 닭벼슬 모양의 난간을 둘러 안전과 미학을 같이 고려하였다.
기양루(岐陽樓)의 훤칠한 풍모(風貌)는 삼가향교의 정문(正門)인 풍화루(風化樓)와 함께 청렴강직(淸廉剛直)한 향풍(鄕風)을 대변하는 듯하다. – 2015년 9월 중순 월허(月虛) 전호병(全皓炳)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