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틸러슨 방한-권해조
권해조
논설위원
틸러슨 국무장관의
강력한 대북정책 제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하여 강력한 대북정책을 제시하였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총수로서 동북아 3국인 일본·한국·중국을 1박 2일씩 방문하였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미국의 대북한정책변화 설명, 사드배치의 필요성 설득과 한국방어 의지의 재확인이었다. 17일 윤병세 외교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조치는 없었으나 분명하고 간결한 어조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정책은 이제 끝났으며, 지금은 대화가 아닌 압박을 할 때”라고 강경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북한과의 지난 20년간 대화시도는 실패로 끝났다며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해야만 북한과의 대화를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는 최근 중국이 주장하는 6자회담 주장에 쐐기를 박고 대화가 아닌 힘을 통한 새로운 압박정책으로 사태해결의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사드보복을 유감스러운 행동이라며 보복중단을 요구하였다.
그는 방한하자마자 판문점 비무장지대(DMZ)로 직행하여 남북한 대치상황을 살펴보았다. 판문점은 1976년 보나피즈 대위와 바레트 중위가 북한군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된 「 8·18 도끼만행사건」의 현장으로, 당시 전쟁촉발 직전의 위기를 조성하였으나 김일성의 사과로 일단락되었다. 그의 DMZ방문은 김정은 정권의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아직도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고 미국과 직접적인 대화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위협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응징할 태세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이 한국과 미군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특히 무기프로그램의 위협수준을 더 높여 행동을 취할 수준까지 간다면 우리는 행동할 것이다.”라고 예고하였다. 이는 북한의 전쟁도발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때, 먼저 군사작전을 감행하는 정당방위 차원의 합법적인 군사적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은 모르지만 구체적인 전쟁도발징후는 없어도 핵미사일 개발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될 때 굴욕적인 행동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관련시설을 파괴하는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의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틸러슨 장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 체계배치와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사드는 방어용 무기로 이를 막기 위한 보복조치는 불필요하고 굉장히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지적하였다. 특히 다른 나라의 위협 때문에 자국을 방어하려는데 그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한편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6자회담의 재개주장과 북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함께 멈추는 쌍(雙)중단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평화협정 협상을 함께 진행하는 쌍궤(雙軌) 병행을 제안하고 있다. 18일 베이징에서 가진 틸러슨과 왕이의 회담에서도 미국이 북한 핵위협을 강조한 반면에 중국은 대북제재와 대화를 병행하자는 입장으로 중국은 노골적으로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정권의 붕괴를 반대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국정공백이나 다름없다. 특히 일부 야당에서는 햇볕정책을 다시 펴는 것과 동시에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사드배치 재검토 등을 주장하여 현재의 한미 대북정책에 반대입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이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도 최고수준으로 보지 않고, 오바마 정부가 북한과의 거래기업,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을 중국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는데 망설였다는 비판으로 보아 앞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북강경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박근혜 정부는 중국과 심신지여(心信之旅: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라며 시진핑에게 공을 들이며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안문(天安門) 망루에 올랐지만 사드배치를 두고 돌변하였다. 일본과도 국내반발을 무릅쓰고 대승적 차원에서의 안보협력 필요성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위안부문제 해결 등 관계개선의 노력을 했지만 부산 영사관 앞 소녀상을 문제삼아 한일 통화스와프 협의중단과 주한 일본대사까지 소환했다. 그러나 미국은 내우외환의 위기에 몰려있는 우리나라에 매티스 국방장관과 틸러슨 국무장관 등의 핵심각료들을 보내서 안심시키고 한국방어의 의지를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는 원교근공(遠交近攻: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유리)의 고사성어(古事成語)를 일깨워주며 병자호란이후 청일전쟁 패전까지 260여년간 중국의 지배를, 한일합병이후 36년간 일본의 지배를 상기시키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세계 최강국이며 혈맹국인 미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방한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는 없으며 핵포기까지 대북압박을 최고조로 올린다.”는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주었다. 특히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고, 중국과 국내 좌파진영이 주장하는 핵동결을 조건으로 한 대화재개도 거부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4월 6∼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모르지만 중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북핵 해결은 어려워 보이며 자칫 새 정부 출범으로 60여년간 지속된 한미혈맹관계에도 균열이 생겨 한반도 정세가 큰 격랑에 휩싸일까 걱정이다. 앞으로 제19대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국가의 생존과 국민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