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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장풍득수 115번째 이야기-진대수

진대수
풍수가 겸 수필가
(010-2624-3694)

사람의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고 그 프로그램대로 살다가 간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인가? 만물의 영장(靈長)이라 자칭하지만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안한 삶을 살다보니 내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인간의 운명을 예견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연구되었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자고 나면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기도 하고, 또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의 횡재를 하는 사람도 있으니 정말 인간의 운명이 정해져 있는가?
서양에서는 일찍이 점성술(占星術)이 발달되었다. 태어난 시기와 별자리의 관계를 연관하여 보는 방법이다. 동양의 당사주(唐四柱)와 비슷하다. 당사주는 태어난 해의 띠를 중심으로 월일시를 꼽아 예언하는 방법이다. 당나라 때에 시작되었다하여 당사주라 부른다. 또 손의 지문을 보고 예견하는 수상(手相)이 있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기 때문에 생명선, 운명선, 감정선, 두뇌선 등을 정해 놓고 그 모양과 색의 변화를 보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관상(觀象)이 있다. 사람마다 각기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에 얼굴모양을 보고 예언하는 방법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답게 희로애락(喜怒愛樂)의 표현이 얼굴에 가장 잘 나타나기 때문에 얼굴을 보고 성격이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운명을 예견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는 명리학(命理學)이 있다. 도가(道家)나 유가(儒家)에서 오래 연구된 것으로 천간(天干)인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의 10간과, 지지(地支)인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12지를 조합하여 60甲子로 정해 놓고, 오행(五行)의 상생(相生), 상극(相剋)의 작용을 보고 예언하는 방법이다. 엄격히 말하면 명리학은 통계(統計)학이요, 자연과학이요, 우주(宇宙)학이다. 소우주인 인간이 우주와의 상관관계에 의하여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며, 오랜 세월동안 통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운명을 예견하는 방법들이 있지만 과연 인간은 운명대로 살아가는가? 우리가 흔히 좋아하는 고스톱 게임과 비교를 한다면, 사주(四柱)는 내 손에 든 패와 같고, 환경은 바닥의 패와 같고, 살아갈 행운은 뒤집는 패와 같고, 내 주위의 사람들은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같다. 내 손에 든 패도 좋아야 하고, 바닥의 패도 적당한 시기에 잘 펴져 있어야 하고, 뒤집는 패가 좋아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또한 이웃의 도움이 있어야 하고, 본인의 실력이 있어야 쓰리고에 피박을 씌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욕심을 내다가 도리어 바가지를 쓰는 수가 있다.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살아야 한다.
분명 사람에게 타고난 운명은 있다. 그러나 그 운명을 개척하고 운영하는 것은 본인의 노력이다. 천간(天干)은 씨줄과 같아서 바꿀 수 없지만 지지(地支)는 날줄과 같아서 베 짜는 사람의 노력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정설(定說)이다. 사주가 관상만 못하고, 관상이 수상(手相)만 못하고, 수상이 심상(心相)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빼어난 외모보다는 아름다운 마음씨가 더 중요하고 뛰어난 실력보다는 성실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 바른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간다면 운명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